장병들은 지난 4월부터 부대별로 다를 수 있지만 대체로 평일에는 오후 6시~10시, 휴일에는 오전 7시~오후 10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과 후 체육활동이 크게 줄었으며, 특히 군대 축구를 독일 분데스리가(Bundesliga)에 빗댄 '군데스리가'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원도 지역에 근무 중인 한 육군 장병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된 이후 개인활동에 집중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며 "날씨가 좋은 날에도 상병, 병장 선임들이 먼저 축구하자고 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군대에 가면 축구를 많이 한다고 해서 축구화도 여동생에게 택배로 보내달라 하는 등 군대 생활을 잘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는데 소용이 없어졌다"고 푸념했다.
반면, 올해 처음 시행하는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 '군 장병 e스포츠 대회'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경기도 지역 결선 경기에는 부대 명예와 부대원 단합을 위해 당사자가 전역을 연기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군 장병 e스포츠 대회' 결승은 내달 5일. 결승에 진출한 경기도와 강원도 내 사단 장병들에게 '군데스리가'는 당분간 더욱 멀어질 듯하다.
각 군부대에서 지휘관 재량으로 이뤄지는 자체 스마트폰 불심 검문도 새로운 병영 풍속도다. ‘SECRET’이라고 쓰인 특수 보안스티커가 있지만, 국방부가 아직 장병들의 스마트폰 촬영, 녹음 기능을 제한하는 애플리케이션 보급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올해 내 애플리케이션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주에서 근무 중인 현역 공군 장병은 "스마트폰 불심 검문은 부대 지휘관 재량으로 이뤄진다"며 "스마트폰으로 군 내부 시설물이나 보안 자료 등을 찍은 사진의 유무를 주로 체크하는 수준이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장병들 스스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있다.
포항에서 근무 중인 한 해병대 장병은 "처음에는 군대에서도 스마트폰을 쓸 수 있다는 신기함에 하루 종일 스마트폰 사용 시간만을 기다리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 시간에 책을 읽는 등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며 "전역을 앞둔 병장들은 특히 취업에 대한 고민으로 인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더라도 인터넷 강의를 듣거나 영어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