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부킬라팍, 중동의 알리바바를 꿈꾸다

2019-06-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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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랄식품·무슬림 의류 내세워 전 세계 무슬림 공략 목표

중동의 알리바바를 꿈꾸는 인도네시아의 전자상거래 업체가 있다. 부칼라팍(Bukalapak)이 그 주인공.

최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 기업 최초로 국경간 거래를 시작한 부칼라팍은 무슬림을 위한 제품을 내세워 다른 업체와 차별화한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중동 시장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부칼라팍 창업자인 파즈린 라시드는 최근 니혼게이자이와 인터뷰에서 "최대한 빨리 중동에 진출하고 싶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를 최우선 시장으로 꼽았다.

그는 "우리가 단순히 같은 물건을 판다면 사람들은 굳이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대신 우리 사이트를 이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수많은 이슬람 패션 아이템과 할랄 식품을 판다. 중동 및 이슬람 경제에서 무척 인기있는 것들"이라며 다른 업체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현재 세계 인구 중 약 4분의 1(약 18억명)을 차지하는 무슬림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인구가 증가하는 집단으로 꼽힌다. 2060년이면 30억명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구 증가와 함께 이슬람 경제권의 급속한 확장도 기대된다. 톰슨로이터는 2023년까지 이슬람 경제규모가 3조 달러(약 3552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봤다.

특히 할랄식품과 무슬림 의류 시장이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할랄식품 시장 규모는 2017년 1조3000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1조8000억 달러로, 무슬림 의류 시장은 같은 기간 2억7000만 달러에서 3억61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2010년 자카르타에서 태어난 부칼라팍은 인도네시아의 대표 유니콘 중 하나다. 현재 기업가치는 10억 달러로 평가 받는다. 미국 벤처투자사인 500스타트업스,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 싱가포르 국부펀드 GIC 등을 투자자로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 400만 개 업체들이 부칼라팍에서 물건을 판매하며 전국으로 물건을 배송한다. 지난 5월에는 부카글로벌을 출범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 대만, 브루나이까지 진출했다.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로 해외 시장에 발을 들인 건 부칼라팍이 처음이다. 

라시드 CEO는 무슬림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중소기업들이 생산하는 양질의 제품을 해외 고객에 소개하고 싶다고 밝혔다.

자국 제품 수출 확대를 정책 과제로 내세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든든한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 라시드 CEO는 정부 관료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외무장관은 '우리에게 다른 나라에 진출하고 싶으면 알려 달라, 그러면 현지 대사에 연락해 도울 방법을 찾겠다'며 적극 지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부칼라팍의 국경간 거래 확장이 호락호락한 건 아니다. 현지 물건을 해외 시장으로 팔 때엔 관세과 배송비로 인해 가격이 높아지는 데다 인도네시아 제품들이 해외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큰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지도 않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전자상거래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인도네시아 최대 상거래 업체 토코피디아(tokopedia)와 싱가포르 소재 라자다(Lazada)가 주요 플레이어다. 라시드 CEO는 해외 진출을 역점에 두겠지만 인도네시아 점유율 확대도 손에서 놓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부카라팍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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