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PX 국제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t당 85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까지 1000달러를 상회하던 PX가격이 불과 한 달 사이에 15% 넘게 감소한 것이다. 문제는 수익성과 직결되는 스프레드도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프레드는 제품가격(PX)에서 원료가격(납사)을 뺀 것으로 일종의 제품마진이다. PX스프레드는 지난달 t당 352달러를 기록, 올해 1분기까지만해도 500~600달러 수준이던 것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최홍준 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 과장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제품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중국업체가 대규모로 공급까지 늘려 국제 PX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PX시황이 나빠지면서 국내에서 특히 정유업계 실적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학업체가 주로 경질납사를 활용해 에틸렌 계열 제품을 생산하는 반면 정유업체는 중질납사를 활용하는 벤젠·톨루엔·자일렌 등 방향족 계열 제품을 주로 생산해왔기 때문이다. 화학업체 중에서는 한화토탈과 롯데케미칼 정도만 PX를 생산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의 석유화학사업은 PX 의존도가 높다. SK이노베이션에서 화학사업을 맡고있는 SK종합화학은 올 1분기 매출 가운데 PX가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했다. 타 정유사는 PX제품의 매출 비중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석유화학제품 생산량에서 PX가 차지하는 비중은 단연 두드러진다. GS칼텍스는 전체 석유화학제품(280만t) 중에서 PX(135만t)가 48%, S-OIL은 전체(355만5000t)에서 PX(185만t)가 52% 비중을 차지했다. 올 초 정제마진 약세로 정유사업이 부진한 상황 속에서도 PX가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린 바 있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수요위축, 중국 설비가동으로 인한 공급과잉 등의 사안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정유·화학업계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석유화학업체 헝리에서 올 1분기 250만t 규모의 PX 설비를 가동한 데 이어 하반기에도 추가적으로 250만t 규모를 가동할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수요위축 속에서 공급이 과잉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석유화학 업황은 지난 2~3년 동안 누린 호황이 끝나고 다운사이클로 접어들게 됐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