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대신 ‘스마트폰’ 내밀어요...간편결제가 바꾼 新 거래 풍속도

2019-05-30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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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간편결제 금액 2017년 9조원에서 지난해 19조원대로 껑충

QR·바코드 간편결제 출시로, 온라인→오프라인으로 서비스 확장

#사례1. 서울 종로구에서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는 박정수씨는 지난해 카카오페이로부터 QR코드 결제 키트를 받아 매장에 설치했다. 1인 가게이다 보니 아이스크림을 담고 카드나 현금으로 계산을 받는 일을 동시에 처리하기가 버거워 손님에게 QR코드를 통해 결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박씨는 “QR결제는 손님이 스스로 결제를 하고, 저는 결제 내역만 확인하면 되기 때문에 서로 편리하다”며 “주변의 골목 가게들도 대부분 QR 결제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2. 서울 남대문 시장에서 액세서리 가게 LWC를 하는 이채원 대표는 QR 결제 방식을 도입하면서 업무 효율이 나아졌다. 남대문 시장의 특성상 저렴한 제품 위주로 판매해 손님에게 주로 현금 판매를 하는데, 잔돈을 준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졌다. 장부를 따로 작성하지 않고 앱으로 간편하게 결제내역도 볼 수 있게 됐다.

이씨는 “간편결제 앱으로 결제내역을 쉽게 관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신용카드나 현금 없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만으로도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영역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QR·바코드를 활용한 간편결제는 소비자가 지갑과 현금을 들고 다녀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소상공인의 일손을 덜어 양측 모두에게 각광받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한 결제금액은 80조1453억원으로, 2016년(26조8808억원) 대비 3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간편결제 이용 건수는 8억5000만건에서 23억8000만건으로 2.8배 성장했다.

이 중 오프라인에서 사용된 간편결제 금액은 2016년 3조2220억원에서 2017년 9조3450억원, 지난해 19조5424억원으로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오프라인 결제가 급속도로 활성화된 가장 큰 배경은 QR코드 결제가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모두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용자는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현금이 없이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 언제 어디서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소상공인들도 QR코드 결제를 활용하면 결제 소요시간을 줄일 수 있다. 특히 1인 가게를 운영하는 사업자의 일손도 덜어주고, 앱으로 결제내역도 관리할 수 있어 유용하다.

경기도 양평에서 음식점을 하는 이아람씨는 “음식이 묻은 손을 닦고 계산을 해도 손님들은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조심스러운데, QR 결제는 직접 돈이나 카드를 만질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QR 결제로 계산하는 모습[사진=카카오페이]

두 번째 성장 요인은 카카오, NHN과 같은 국내 IT 대기업의 적극적인 사업 확대에 있다. 기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전자의 ‘삼성페이’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를 통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가게에 있는 신용카드 단말기에 갤럭시를 대면 결제가 이뤄지는 ‘MST(Magnetic Secure Transmission)’ 방식을 적용, 빠르게 서비스를 확대해나갔다.

하드웨어가 없는 카카오, NHN와 같은 IT 기업들은 이에 맞서 QR코드, 바(Bar)코드를 활용한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용자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가게에 비치된 QR코드를 찍거나, 반대로 가게 주인이 이용자 스마트폰의 QR코드 혹은 바코드를 찍으면 기존에 저장된 카드로 결제되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테크핀 자회사 카카오페이 지난해 5월 QR코드 결제를 처음 선보인 후 가맹점을 대폭 확장했다. 스타벅스, 롯데리아를 포함한 음료, 외식 분야뿐만 아니라 편의점 CU와 마트, 올리브영, 아리따움 등 소비자 접점이 높은 뷰티 브랜드까지 제휴해, 서비스 초기 대비 가맹점이 15배 늘었다. 소상공인에겐 카카오페이 QR 결제 코드 키트 무료로 제공, 서비스 출시 3개월 만에 10만개를 깔았다. 멤버십으로 제휴된 가맹점의 포인트를 적립하고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멤버십' 서비스를 추가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였다.

NHN의 간편결제 서비스 기업 NHN페이코는 2015년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 시작했다. 페이코는 삼성페이의 MST 방식과 QR코드·바코드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현재 전국의 가맹점은 270만곳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삼성페이와 제휴해 페이코 앱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있다. 페이코는 향후 곳곳에 도입되고 있는 키오스크에도 간편결제 서비스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김은비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간편결제 서비스의 이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각종 부가서비스 결합으로 간편결제 서비스의 범위가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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