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커창 총리, 사과 값에 '화들짝'…물가 안정 나서나

2019-05-27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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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고기 가격에 이어 과일값도 가파른 상승세

무역전쟁 속 인플레 안정 '비상' 걸린 中 지도부

“사과가 1kg에 12위안(2000원)이에요. 지난해 이맘때엔 겨우 4~5위안이었는데······”
“그렇게나 많이 올랐습니까?!!”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지난 25일 중국 산둥성 시찰 도중 과일가게에 들러 주민들과 최근 사과 가격 동향을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일 가격 폭등세를 전해듣고는 화들짝 놀랐다. 
리 총리는 곧바로 “앞으로 좋은 변화가 생길 것으로 믿는다”며 민심을 달랬다. 이어 함께 동행한 관련 부처와 지방정부 책임자에게는 "시장 수급 현황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이지만 일부 민생과 직결된 상품 가격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해 공급은 충분하게 가격은 합리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리커창 중국 총리가 25일 산둥성의 한 과일가게를 방문해 주민들과 교류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심상치 않다.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로 돼지고기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과일 값까지 오르면서 주민들의 식탁이 위협받고 있는 것.  가뜩이나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난에 민심이 불안해질 것을 걱정한 중국 지도부가 나서서 인플레이션 우려 잠재우기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농업농촌부의 최근 물가 동향 조사에 따르면 5월 넷째주(5월20~24일) 주요 과일 5종 평균가격이 kg당 7.77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평균 32.7%, 전달 대비로 4.5%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부사사과가 전달 대비 6.4% 오르며 9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으며, 거봉포도(8.2%), 바나나(2.9%), 파인애플(2.7%)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중국 과일가격 상승세[자료=중국 국가통계국]


이는 중국 국가통계국 수치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 4월 전국 과일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9% 올라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0.22% 포인트 끌어올렸다. 4월 전체 중국 CPI 상승률은 2.5%로,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과일가격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으로 점차 안정세를 찾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류아이화(劉愛華)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과일가격 상승은 날씨 등 계절적 요인에 따른 단기적 영향으로, 상승세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물가 안정을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도 이날 웨이보를 통해 "민생 문제에 있어 사소한 건 없다. 물가는 당연히 모두가 예의주시하는 문제다. 다만 물가는 원래 오르내리는 것인만큼 과도한 공포감이나 초조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시장의 힘을 믿고, (정부의) 보이는 손을 믿어라"고 물가 안정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일 값 폭등은 공급부족, 자연재해, 품종 업그레이드, 무역전쟁, 위안화 절하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겨난 결과로,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중국 누리꾼들은 과일 물가 폭등에 "'과일의 자유'도 상실했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생활에서 각 개인이 스스로 의지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인 '경제적 자유'에 빗대서 생겨난 '과일의 자유'라는 말은 먹고싶으면 언제든 과일을 사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과일의 자유를 상실했다는 건 과일조차 마음대로 먹을 수 없는 처지를 한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중국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가통계국은 과일가게에 가서 가격 좀 살펴봐라", "물가의 오르내림은 누구보다 서민들이 제일 잘 안다", "과일이 너무 비싸 과일사탕만 먹는다" 등의 불만의 글들도 올라왔다. 일부 누리꾼은 지방정부에서 '문명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나서며 과일가판대를 거리에서 내쫓아 어쩔 수 없이 비싼 마트에 가서 과일을 비싼 가격에 사먹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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