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주의 MSCI 신흥시장 지수 추가 편입으로 외국인들이 더 많은 A주를 매입할 수 있는 길이 열렸으나 정작 외국인들은 중국 주식을 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5월 둘째 주인 6~10일 후강퉁·선강퉁을 통해 순유출된 외국인 자금은 174억1000만 위안(약 3조원)으로, 주간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를 기록했다. 5주 연속 순유출 행진을 이어가며 지난달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180억 위안)도 순식간에 뛰어넘을 기세다. 지난주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 판 종목은 구이저우마오타이(47억5200만 위안), 중국평안(9억3200만 위안), 메이디(8억3200만 위안) 등 대형 우량주에 집중됐다.
사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중국 주식시장은 글로벌 주요국가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상하이종합지수의 경우 올 들어 4월 중순까지 상승폭만 30%가 넘었다. 그러나 중국 경기부양 후퇴에 미·중 무역전쟁 재개 우려감까지 커지며 현재 상하이종합지수는 4월 최고점 대비 10% 가량 하락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3주 만에 중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81조원)가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말로 예고된 MSCI 신흥시장 지수의 A주 편입 비중 확대 기대감도 중국증시를 부양하는데 역부족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MSCI는 오는 29일부터 MSCI 신흥시장 지수에 편입된 A주 종목 시가총액 비중을 기존의 5%에서 10%로 늘린다. 여기엔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 일부 대형주 종목도 포함된다. 구체적인 A주 종목 편입 리스트는 우리시각으로 14일 새벽 발표된다. 여기에 더해 MSCI는 A주 편입 비중을 8월에 15%, 11월엔 20%까지 지금의 4배 수준까지 늘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로써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중국 본토증시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시장은 연말까지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중국 A주 비중은 현재의 0.7%에서 3.3%로 급증하고, 아울러 800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이 추가로 중국에 유입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것이 중국증시의 상승세를 견인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선진국 증시와 달리 개인투자자 비중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기 때문. 실제로 중국 A주가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처음 편입된 지난해 중국증시는 최악의 성적표를 내놓은 바 있다.
전웨이 MSCI 중국연구부 주임은 "최근 중국증시 파동이 MSCI의 A주 편입 확대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오는 11월 심사때 편입되는 중형주 수량이 조정될 순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MSCI는 A주 중형주 168개가 편입될 것이라 밝혔으나 이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중국증시 흐름이 다른 신흥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하면 그것이 시장 비중에 반영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