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제2의 알파고 충격, 곧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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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I/O'의 시작과 끝은 AI...구글 어시스턴트 속도 10배 향상

2016년 이후 매년 진화하는 구글 AI, 韓 AI 현주소 돌아봐야

“인공지능(AI)은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이며 불과 전기보다 더 중요하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그동안 공개석상에서 밝혀왔던 AI에 대한 시각이다. AI의 잠재력을 얼마나 높게 평가하는지, 몇 마디 말 속에 모두 들어있다. 실제로 구글은 2016년 서울 한복판에서 이세돌과 바둑 AI 소프트웨어 ‘알파고(AlphaGo)’의 바둑 대결을 열어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AI 붐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지난주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에 위치한 구글 본사 일대에서 열린 연례개발자회의 ‘구글 I/O 2019’는 구글의 ‘AI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자리였다. 

개막 첫날 피차이 CEO의 기조연설을 듣기 위해 관람객이 하나둘씩 모이자, AI DJ가 사람 DJ와 ‘디제잉 배틀’을 하며 행사장 내에 흥을 돋웠다. 세계 각지에서 온 개발자들은 AI가 틀어주는 음악에 맞춰 연신 몸을 흔들었다.
 

[IT과학부 정명섭 기자]

피차이 CEO는 기조연설에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기술’을 개발하자는 구글의 비전을 강조하며, 실생활과 밀접한 구글의 AI를 집중적으로 소개했다. 전화를 걸어 사람처럼 대화하며 레스토랑을 예약하는 AI 듀플렉스를 이번엔 영화 티켓, 렌터카 예매 등 온라인 예약까지 적용 범위를 넓힌 ‘듀플렉스 온더 웹’으로 진화시켰다.

AI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모델을 완전히 개편하고 용량을 줄여 클라우드 컴퓨팅 없이 스마트폰 자체에서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가 구동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덕분에 구글 어시스턴트는 스마트폰이 인터넷에 연결되지 않아도 작동하고, 처리 속도는 이전보다 10배 더 향상됐다. “헤이, 구글”이라는 호출어를 반복하지 않아도 빠른 속도로 질문에 대답하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모습은 영화에서 사람과 자유자재로 대화하는 AI를 연상케 했다.

AI로 음성을 문자로, 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해 청각 장애인들의 소통을 돕고, 홍수와 지진 등의 재난·재해지역을 예측하고, 사람의 몸에 있는 종양까지 진단해주는 AI의 모습은 그야말로 '사람에 도움을 주는 기술' 그 자체였다.

이번 개발자회의의 시작과 끝을 장식한 AI는 우리의 삶에 서서히 녹아들고 있다. 얼마 전 국내 한 매체에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정부가 야심차게 출범시킨 AI 연구기관에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구글이 매년 개발자회의에서 AI의 진화를 보여줄 때, 우리는 무엇을 해왔는지 되돌아볼 때다. ‘제2의 알파고 충격’이 곧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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