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를 "장거리 타격수단"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10일 확인되면서, 북미 회담 재개와 경제 제재 해제의 '간절함'이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장거리 타격수단"이라는 표현은 신형 고체연료에 기반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인 '북극성-2호'를 넘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까지 포함한다. 때문에 북미 대화 판 자체가 깨질 수 있어 그간 북미 양측의 금기어로 인식돼 왔다.
이스칸데르급은 최대 사거리가 500km 정도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류된다. 장거리 탄도미사일 사거리는 5000㎞ 이상이다. 실제로 북한이 9일 발사한 2발의 미사일은 추정 비행거리가 420여㎞, 270여㎞로 장거리 미사일 사거리에 한참 못 미친다.
김 위원장이 파장이 클 수 있는 '장거리' 발언을 한 배경으로 우선, 미국 공군이 북한의 9일 미사일 발사 직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한 것에 대한 '충동적 반발'이라는 해석이 많다.
미 뉴욕남부 연방검찰이 9일, 미국 정부가 북한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 호에 대한 압류 사실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몰수 절차에 돌입한 것에 대한 '항의'도 이유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 역시 "훈련"이라며 '도발 행위'와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는 점에서 다른 의도가 엿보이고 있다.
미 연방법원의 판단에 따라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최종 몰수 여부가 결정되는데, 김 위원장이 그전에 와이즈 어네스트 호를 풀어달라는, 즉 대북 경제 제재를 멈추게 하려는 수단으로 사거리 420km 미사일에 급하게 '장거리'를 붙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최근 미사일 발사는 전형적인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의 북한식 대화법으로 미국과 한국이 우리에게 호응해라, 우리는 제 갈 길을 간다라는 벼랑 끝 외교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센터장은 "중요한 것은 동일한 발사체에 이전과는 달리 '장거리'를 붙여 한국과 미국을 압박함으로써 경제 제재 조치를 풀어달라는 조급함과 간절함도 함께 드러났다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4일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발사체 수발을, 9일 평안북도 구성에서 단거리미사일(추정) 2발을 쐈다. 군에서는 북한이 추가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김 위원장이 신오리 또는 동창리 미사일 기지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기지를 선택해, 최고 수위 대미 압박 메시지를 던질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