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8일(현지시각) 상원 청문회에서 북한이 쏜 발사체를 "로켓과 미사일"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한 한 군 당국자의 한숨 섞인 속내다.
합동참모본부가 미사일을 단거리발사체로 갑작스레 수정한 이후, 온갖 질타를 감내한 노력이 허사가 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 국방부 수장의 이날 발언으로, 우리 군 당국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제(KAMD)에 대한 전면 개편 또는 보안이라는 또 다른 논쟁에 휘말리게 됐다는 것이다.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이 언급한 '북한의 미사일'은 240여㎞까지 비행했고, 최대 사거리가 50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실상 남한 전역이 사정권이다. 탄두중량 500㎏ 이상으로 핵탄두 탑재까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존 북한의 탄도미사일보다 한층 진일보한 기능과 특성으로 우리 군에게 더욱 위협적 존재란 얘기다.
특히 음속의 10배에 달하는 낙하 속도, 20∼60여㎞의 낮은 비행고도로 인해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3) 미사일과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방어가 어렵다는 분석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기존 KAMD 효용성에 대한 논란은 불 보듯 뻔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이 지난 8일 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통해 "남조선군부만은 우리에 대해, 특히는 북남군사분야의 합의에 대해 일언반구할 체면이 없다"고 적대 성향을 드러냈다.
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지난 4일 도발에 대해 "9.19 군사합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발언을 겨냥한 듯 "우리에게 당치않은 험태기를 씌워보려고 한다"고 적반하장식 표현도 썼다.
9.19남북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확대 △한 달이 훌쩍 넘게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남북공동유해발굴 사업 △45년간 반대해 온 연평도 등대 재점등까지 결정한 군은 이번 남북장성급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대변인의 발언으로 북한에 뒤통수를 맞은 격이 됐다.
이에 대해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관련 사항에 대한 진위를 파악한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