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마오타이 그룹, 산하 판매회사 설립…투자자에 藥일까 毒일까

2019-05-08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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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거래' 논란···구이저우마오타이 상장사 순익 영향받나

주주 이익이 먼저냐, 당의 이익이 먼저냐···

국유기업 신분 '한계'···사회적 책임 떠안아야

유통업체 파트너 선정 입찰 나선 마오타이

중국 '바이주(白酒) 대명사'인 마오타이주 생산으로 유명한 마오타이(茅台)그룹이 자체적으로 판매회사를 설립한 것을 두고 내부거래 논란이 일고 있다. 

마오타이그룹은 최근 주류 유통채널 개의 일환으로 산하에 100% 전액 출자한 판매회사를 5일 신규 설립했다고 중국 제일재경일보, 21세기경제보 등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신규 판매회사의 주요 업무는 기존의 대리상 시스템의 상호보완 역할을 담당, 온라인 공동구매나 마트·수퍼마켓 등을 통해 소비자에 직접 주류를 판매하는 것이다. 마오타이주 매점매석, 가격 담합, 로비·뇌물 등으로 논란이 많았던 대리상 의존도를 줄여 중간 유통채널을 축소해 마오타이주 유통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혹여나 이로 인해 마오타이그룹 산하 상장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의 수익이 쪼그라드는 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비록 시가총액 1조 위안(약 172조원)이 넘는 세계적인 주류기업으로 성장했지만 국유기업이라는 신분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내부거래' 논란···구이저우마오타이 상장사 순익 영향받나

당장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마오타이그룹이 대리상 수를 줄이면서 이들에 공급되던 마오타이주를 누가 가져가느냐다. 마오타이그룹의 대표상품인 마오타이주 시리즈는 현재 마오타이그룹의 매출 90%를 차지하는 주요 수익원이기 때문.

마오타이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정리한 대리상만 모두 476곳이다. 이들 대리상에 공급됐던 마오타이주가 마오타이그룹 산하에 신설되는 판매회사로 공급된다면 이는 기존의 구이저우마오타이 순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흐름[사진=바이두]

마오타이가 판매회사를 설립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6~7일 이틀에 걸쳐 상하이증시에서 구이저우마오타이 주가가 9% 가까이 폭락하며 시총 1000억 위안이 순식간에 증발한 이유다. 특히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국 본토증시 종목 중 하나다. 지난 6~7일 이틀에 걸쳐 외국인은 후강퉁 채널을 통해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식 약 27억 위안어치를 순매도했다.

투자회사 번스타인은 구이저우마오타이 목표주가를 기존의 1089위안에서 916위안으로 약 15% 하향조정했다. 그리고 투자의견도 기존의 '아웃퍼폼(시장수익률 상회 기대)'에서 '마켓퍼폼(향후 6개월간 수익률이 시장의 평균 수익률 대비 -10~10% 이내의 등락이 예상된다고 판단될 때 제시하는 의견)'으로 낮췄다.  모그룹의 판매회사 설립으로 회사 수입과 지배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올 1분기 구이저우마오타이 매출과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4%, 31% 순익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다.  그런데 대리상이 감소하면 이같은 실적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 주주 이익 먼저냐, 당의 이익 먼저냐···

주주들의 항의도 빗발치고 있다. 일부는 상하이증권거래소에 항의서 보내 마오타이그룹의 대주주 내부거래 혐의 의혹을 고발했다. 마오타이그룹이 100% 자회사를 설립해 구이저우마오타이 순익을 그룹 쪽으로 빼돌리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마오타이그룹은 국유기업 배경인만큼, 주주 이익보다 당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도 제기된다. 

시장에 논란이 확산되자 상하이증권거래소도 7일 구이저우마오타이에 서한을 보내, 모그룹의 신규 판매회사 설립 배경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요구에 따라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이번 신규 판매회사 설립과 관련해 그룹 측과 충분한 논의가 있었는지, 직접판매 채널 구축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무엇인지, 내부거래 여부와 공시 의무가 있는지, 그리고 이로써 발생하는 내부거래가 구이저우마오타이 경영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충분한 해명을 내놓아야 한다. 

현재 마오타이그룹 측은 만약 내부거래가 발생하면 즉각 공시한다는 계획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 국유기업 '한계'···사회적 책임 떠안아야

구이저우마오타이. [사진=바이두]


일각에서는 구이저우마오타이가 상장사로서 주주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하지만 국유기업인만큼 사회적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둥광양 중국 화촹증권 애널리스트는 7일 보고서에서 중국증시 상장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가 비록  대형우량종목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중국 경제발전 낙후 지역인 구이저우성 국유기업으로 현지  지역경제 발전을 떠받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마오타이그룹의 판매회사 설립은 사회 각계 각층의 이익을 고려해 내린 결정으로, 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마오타이그룹 경영진들은 투자자 우려를 잘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판매회사 설립에 따른 내부거래 액수가 클수록 주주 총회에서 표결로 결정함으로써 회사·주주·대리상·직원이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유통업체 파트너 선정 입찰 나선 마오타이 

사실 마오타이그룹은 이미  지난해말 열린 마오타이 전국 대리상 연말모임에서 판매회사를 신규 설립할 수 있다는 복선을 깔았다.

당시 마오타이그룹은 올해 마오타이주 생산·판매량을 3만1000톤으로 확정했는데, 정작 대리상에 공급하기로 한 마오타이주 물량은 지난해와 비슷한 1만7000톤에 불과했기 때문.  

이에 시장은 나머지 1만4000톤 물량의 마오타이주는 직영판매되거나 혹은 마트·수퍼마켓, 온라인 공동구매 등 채널로 판매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지난달 19일 마오타이그룹은 구이저우성을 비롯한 전국 대형마트·수퍼마켓을 대상으로 마오타이주 유통업체 파트너 선정 관련한 공개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마오타이는 전국 규모 유통업체 파트너 3곳, 구이저우성 지역 유통업체 파트너 3곳을 입찰로 선정해 총 600톤 물량 마오타이주를 납품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해 매출 300억 위안 이상, 자체물류망 운영 등 까다로운 조건도 내걸어 실제로 이를 만족할 수 있는 유통업체는 융후이마트, 바이롄, 가오신리테일, 로터스마트 등 몇 곳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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