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 (소장 윤호일)는 봄철 극지방의 대기에서 나타나는 높은 농도의 요오드 분자 (I2)가 얼음에서 생성되는 과정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극지방 대기의 요오드는 오존을 파괴하고 구름 생성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극지연구소와 한림대, 포스텍, 체코 마사릭대, 스페인 물리화학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연구팀은 요오드의 비생물학적 생성원인을 찾기 위해 극지와 유사한 환경에서 실험을 수행했고, 얼음이 어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요오드 기체가 생성되는 사실을 확인했다.
극지 바다에 녹아있는 요오드물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요오드산염 (IO3-, iodate)이 자연계에 흔히 존재하는 질소산화물과 섞인 액체는 상온에서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얼어붙으면서 요오드분자 (I2)와 요오드화물 (I-)을 빠르게 만들어냈다.
화학반응은 저온에서 느리게 일어난다는 기존의 이론과 반대되는 현상으로, 동결 과정에서 얼음 결정 주위에 형성되는 *유사액체층 (Liquid-Like Layer)에 녹아있던 물질들이 모이는 ‘동결농축 효과’ (Freeze concentration effect)에 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빛이 없는 조건에서도 요오드물질의 화학반응이 활발하게 일어남에 따라 고위도 지방의 극야 기간에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앞서, 동결농축효과를 이용해 오염물질이 정화되거나 독성이 줄어드는 화학 반응을 찾아낸 바 있다.
이번 연구는 환경 분야의 저명한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2019년 5월호에 게재되며,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논문 표지를 장식하게 되었다.
김기태 극지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얼음에서 발생하는 독특한 화학반응이 실제 극지에서 얼마나 일어나는지를 확인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하고 자연의 자정능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