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에서 갤럭시 A 등 신제품과 갤럭시 S10, 폴드 등으로 스마트폰 수익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들 주력 스마트폰의 운영체제 모두 구글 안드로이드다.
타이젠은 리눅스 재단에서 2011년 개발한 오픈소스 운영체제(OS)다. 인텔을 포함한 국내외 주요 통신업체들이 연합을 꾸린 뒤 삼성전자가 개발을 주도해왔다. 첫 정식판은 2012년, 4.0 버전은 2017년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타이젠을 스마트폰과 가전기기 전반에 적용하며 생태계 구축을 시도했다. 우선 2015년 스마트폰 Z1에 타이젠을 탑재해 10만원대 가격으로 인도에 출시했다. 같은해 스마트TV에 타이젠을 탑재하면서 ▲저전력 ▲효율성 ▲편리한 사용성 ▲확장성 등 여러 면에서 장점을 지닌 매력적인 운영체제라고 밝혔다. 또한 “이런 타이젠의 특성을 잘 발전시켜 나간다면 결과적으로 소비자에게 큰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타이젠은 삼성전자의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바일시장에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아이폰 등장 이후 구글과 애플이 만들어놓은 ‘생태계 양강체제’가 공고해 새 OS가 파고들 틈이 없어져서다. PC 운영체제를 선도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마저 윈도우폰 사업을 포기한 상황이다. 두 OS 사용자 일상에 녹아든 앱은 개발자들의 꾸준한 업데이트로 지속된다. 개발자들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두 운영체제를 선호할 수밖에 없다. 통계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모바일 운영체제 점유율은 구글 안드로이드 75.33%, 애플 iOS 22.4% 순이다. 삼성 타이젠은 0.26%에 불과하다.
모바일에서 사실상 모습을 감춘 타이젠은 삼성 가전제품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타이젠과 타사 OS와의 연동성을 내세워 꾸준히 시장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타이젠 탑재 스마트TV에 애플의 미디어 앱 아이튠즈를 연동하는 기능을 소개했다. 스마트워치와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에도 타이젠이 들어간다.
이처럼 타이젠이 가전제품 IoT에 한정될 경우 안드로이드・iOS와의 연동성에 머물게 돼 손 위의 앱 사용이 중심인 스마트폰으로의 확장성은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초에 타이젠은 주력 스마트폰에 탑재되지 않았고 IoT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향후 타이젠의 스마트폰 탑재 여부 등은 회사 전략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