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날 오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유천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피의자 구속 전 심사(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24일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마약을 구매하고 투약한 정황이 있고 증거인멸 및 도주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신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박유천은 과거 연인관계였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1)와 올해 초 황씨의 자택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황씨는 지난 4일 체포된 후 박유천과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황씨의 진술에 신빙성을 두고 16일 박유천과 황하나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압수수색과정에서 박유천의 모발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반응 정밀 검사를 의뢰했다.
박유천은 17일 경기남부청에 첫 출석해 18일, 22일 지금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으며 혐의를 줄곧 부인했다.
경찰은 통신자료 조회를 통해 황씨가 마약을 투약했다고 자백했던 날에 박씨도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 한데 이어 박유천이 마약 판매책으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돈을 입금하고 마약을 전달받는 정황 등이 담긴 CCTV 영상을 확보했다. 황씨의 자택에 드나드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입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는 박유천이 올해 초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 추정 계좌에 수십만원을 입금한 후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 측은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았을 뿐"이라며 마약구매 사실을 부인했지만 경찰은 혐의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경찰은 박유천과 황씨의 진술이 엇갈려 당초 대질조사를 할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수집 증거·조사내용으로 혐의 입증에 무리가 없어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법조계는 경찰이 대질조사를 하지 않기로 한 것과 관련해 "객관적인 증거가 상당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