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이렇자 국토교통부는 국내 항공사들이 적정한 정비인력을 확충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준안을 만들어 오는 6월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대한항공을 제외한 대부분 항공사는 자체 항공정비부문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로 유출되는 MRO 규모는 연 약 1조원 이상이다. 대부분 항공사들이 싱가포르, 중국, 몽골 등 전문 정비업체에 항공기를 위탁하고 있다.
국토부는 정비 안전강화 대책으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 보유를 권고하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10년 이상 현장 노하우를 가진 전문인력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토부는 LCC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정비인력 관련 기준을 대폭 수정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량적 평가가 아닌 정성적 평가로 인원수를 조정하기 위해 현재 용역을 진행 중"이라며 "항공사들이 전문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정비사의 경력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6월 중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다.
정비 소홀 문제는 안전 뿐만 아닌 운항 지연이나 결항 횟수와도 관련있다. 국제선의 경우 2017년 239건의 지연과 결항이 발생했는데, 항공사가 늘어나면서 지난해에는 37.6%가 늘어난 329건이 발생했다.
최근 민간 MRO업체도 출범했지만 글로벌 인증과 가격경쟁력, 전문인력확보 등 해외와 경쟁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다양한 항공기를 수주받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항공청(FAA)이나 유럽항공안전기구(EASA)의 인증을 받아야하지만, 국제인증을 받은 곳은 샤프테크닉스케이가 유일하다.
항공우주산업진흥협회 관계자는 "미국 본토로 취항하지 않아도 해외물량을 받기 위해서는 FAA 등의 인증이 필수"라며 "지난 2월 설립된 한국항공서비스(KAEMS)의 경우도 해당 인증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여서 정비할 수 있는 항공기가 B737기종에 한정돼 있다"고 말했다.
가격경쟁력 역시 숙제다. 이미 수 년간 전문성을 쌓아온 해외업체와 후발주자의 원가절감 수준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국내 기술을 홍보한다해도 결국 민항사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인프라나 인력확보 등 국가가 주도적으로 나서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