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스위스 금융기업 UBS의 조사 결과 향후 12개월 동안 스마트폰을 교체할 계획이 있다는 응답이 41%에 그쳤다. 이는 조사 이래 역대 최저 수치다.
애플 단말기 사용자들의 교체주기도 늘었다. 이들은 평균 2년 7개월 정도 제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24~25개월)보다 8~9개월 사용기간이 더 길어졌다. 이처럼 스마트폰 교체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디바이스의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교체 이유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파손과 배터리 사용 시간 감소는 기술 진보로 많이 해소된 상황"이라며 "내구성이 강해지며 실수요자들의 단말기 교체가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바꿔 말하면 스마트폰 단말기의 혁신이 둔화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스마트폰의 기술 혁신은 2010년대 초반에 급격히 진행됐다. 화면 크기가 커지고 화면 해상도는 높아졌다. 배터리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카메라 성능과 프로세서 속도는 매년 향상됐다.
하지만 2014~2015년부터는 이렇다 할 기술 혁신이 줄면서 제조사들이 새로 출시한 디바이스를 구매하기 위해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들이 줄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단말기 교체주기가 길어지는 게 반가울 리 없다. 그만큼 수익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된 것도 부담이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총 14억대로 전년 대비 4.1% 줄었다. 2년 연속 감소다.
이처럼 스마트폰 수요가 줄어든 것은 중국 경제 둔화 때문이다. 중국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물량 기준으로 10% 이상 수요가 줄었다.
제조사들은 5G(5세대 이동통신)과 새로운 폼팩터(제품 형태)가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다시 활성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3년 내에 5G와 인공지능(AI)이 스마트폰 르네상스를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자유자재로 접었다 펴는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같은 새로운 폼팩터 역시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조사 관계자는 "10년 가까이 스마트폰이 세로 모양의 바 형태로 고착화됐는데 전혀 다른 형태의 다양한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업계에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