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업계, "그래도 믿을 건 중국"

2019-04-15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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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상하이에서 마케팅업에 종사하는 쉬에 위에위에(25)는 최근 명품을 구입하는 재미에 빠졌다. 한달 월급은 약 2만 위안(약 337만원). 또래에 비해 월등히 높은 편이다. 최근 쉬에는 상하이에 있는 명품 아울렛에 들러 구찌 신발 한 켤레를 정가에서 15% 할인 받아 500달러(약 57만원) 정도에 구입했다. 쉬에는 “자동차나 집을 사는 건 좀 미룰 것 같다”면서도 물건을 사는 데 쓰는 돈은 줄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명품시장 성장세를 주도하는 소비층이 처음 명품을 구입하기 시작하는 중국의 부유한 20대 여성이라면서 그 예로 쉬에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들을 제대로 공략하는 브랜드가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구찌 홈페이지]


중국 소비자들은 세계 명품시장을 든든히 받치는 기둥이다. 전체 1조2000억 달러(약 1360조원) 규모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에 달한다고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는 집계한다. 

미중 무역전쟁과 경기 둔화 여파로 중국의 소비심리가 쪼그라들면서 명품업계 매출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중국의 부유층 소비는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강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투자은행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거시경제나 대량판매 시장에 비해 회복 탄력성이 좋아보인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이 예상하는 올해 중국의 명품 매출 성장률은 10% 중반대. 지난해 20%에 비해 둔화한 것이지만 중국 거시경제 상황에 비하면 견조한 추세다. 

명품시장 큰 손인 중국 부자들의 경우 남들보다 더 소득이 빨리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도 있다. 중국 공식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 소득 상위 20%의 명목 수입은 지난해 8.1% 증가했다. 반면 소득 중위 20%의 경우 명목 수입 증가율이 3.1%에 그쳤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소비 심리를 살리기 위해 수입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13%로 종전보다 3%포인트 낮춘 것도 명품업체들이 올해 중국 시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 덕에 프라다, 에르메스, 구찌, 루이비통 등 유명 브랜드들이 일제히 가격을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부가세 3%포인트 인하로 6000억 위안, 국내총생산(GDP)의 0.6% 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사진=루이비통 홈페이지]


업계 애널리스트들은 특히 젊은 소비자들의 중요성을 주시하고 있다. 쉬에 같은 젊은층을 잘 공략한 브랜드와 그렇지 못한 브랜드 간 실적 차이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플라비오 세레다 제프리스 애널리스트는 FT에 “젊은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브랜드가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구찌를 예로 들었다.

실제로 구찌를 보유한 케링그룹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3% 급장했다면서 특히 중국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웠다고 강조했다.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역시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시장에서 별다른 둔화 신호가 감지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프라다는 지난해 매출 성장률이 2.8%에 그쳤다. 어원 램버그 HSBC 애널리스트는 그 이유가 프라다가 통통 튀는 젊은 감각을 따라잡지 못하고, 400달러짜리 티셔츠처럼 비교적 가격 문턱이 낮은 제품을 내놓지 못한 데 있다고 분석했다.  

또 램버그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최초 명품 구매자들은 브랜드 인지도에 크게 좌우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를 많이 보유한 기업일수록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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