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관계자 애도 물결
고인의 시신은 이날 새벽 4시50분 대한항공 KE012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 자리에 검은색 상복을 입고 나타난 조원태 사장은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고 하셨다”며 고인의 마지막 유언을 전했다. 이어 “가족과 앞으로 있을 일을 협의해갈 것”이라며 고인의 뜻을 받들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조문은 낮 12시부터 시작됐다. 첫 조문객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이었다. 오전 11시45분경 빈소를 찾은 정 이사장은 약 10분간 조문을 마친 뒤 11시 55분에 빈소를 빠져나갔다. 정 이사장은 “최근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을 텐데 죄송한 마음”이라며 “너무 빨리 돌아가셨다”고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 총수 중 가장 빨리 빈소를 찾았다. 오후 1시경 빈소를 방문해 약 7분간 머물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후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존경하는 어른을 잃은 것 같아 안타깝다"며 착잡한 마음을 전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후 3시4분에 빈소를 찾아 15분간 유가족을 위로하고 고인을 애도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인총연합회 회장도 오후 5시 32분경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외에도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 이우현 OCI 사장, 허태수 GS 홈쇼핑 대표,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정계에서도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야당의원들이 주를 이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그분이 남긴 뜻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박순자 자유한국당 의원은 "많은 업적으로 우리나라 항공계에 도움이 되셨는데, 부디 영면하시길 바란다"고 추모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 “비통한 마음 감출 수 없어”
이날 장례식장에서는 그간 감춰졌던 고인의 숨은 선행이 드러나기도 했다.
배우 최불암 씨는 이날 빈소를 찾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전국후원회장을 맡으며, 고인의 신세를 많이 졌다”며 “대한항공의 후원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공익광고를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장문의 추모사 발표를 통해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먼 곳에서 들려온 비보에 가슴이 무너져내리는 먹먹함이 밀려온다"며 "비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고인을 ‘대한민국의 길을 연 선도적 기업가’라고 평가하며, 항공과 물류 산업에서 고인이 쌓아놓은 업적을 기렸다. 이외에도 고인을 ‘민간 외교관’이라 칭하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그의 열정과 혜안이 절실해, 빈자리가 더 크게 다가온다"며 "힘겨웠던 세상의 짐과 걱정을 다 잊고 편하게 잠들기 바란다"고 추모했다.
한진그룹은 신촌세브란스 외에도 서울 서소문 사옥과 등촌동 사옥, 지방 지점 등 국내 13곳과 미주, 일본, 구주, 중국, 동남아, CIS 등 6개 지역본부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고인의 발인은 16일 오전 6시, 장지는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 신갈 선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