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의 경기가늠자로,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와 함께 내는 '타이거(TIGER)지수'를 발표했다. 타이거지수는 G20의 전반적인 성장세를 나타내는 종합성장지수와 실물경제지수, 금융시장지수, 신뢰지수 등으로 구성된다.
에스와 프라사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동시다발적인 성장둔화가 아직 글로벌 침체로 향하는 것 같지는 않지만, 세계 경제가 모두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세를 자극할 거시경제정책이 제한된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성장둔화는 향후 몇 년에 걸쳐 불길한 징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 경제의 동시다발적인 침체가 적어도 연내에 반전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타이거 종합성장지수의 하락은 주로 실물경제지표의 부진에서 비롯됐다. 미국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가 약발을 다하면서 성장세가 약해졌고, 중국에서는 성장둔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유럽에서는 최대 경제국인 독일이 성장률 제로(0) 벽에 부닥쳤고, 이탈리아는 이미 침체에 빠졌다.
선진국의 경우 향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신뢰지수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지만, 중국의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 속에 정점을 지난 지 꽤 됐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움직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긴축 중단 방침에도 불구하고 선진국과 신흥국의 종합신뢰지수는 2017년 12월 이후 줄곧 떨어졌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신뢰지수를 낮추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은 기업들의 투자에도 제동을 걸었다.
프라사드는 정책당국의 경기부양 능력에 대한 불신 또한 경기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며 선진국에서는 막대한 부채가 정부의 재정부양을, 이미 제로 수준에 가까운 기준금리가 중앙은행의 통화부양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