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전주곡’ 이정민 “예전보다 좋은데, 우승 운이 없네”

2019-04-05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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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렌터카 여자오픈 중간합계 5언더파 ‘공동 2위’

2016년 우승 이후 3년 만에 통산 9승 도전 발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통산 8승의 ‘아이언 퀸’ 이정민이 돌아왔다. 오랜 슬럼프를 깨는 부활 전주곡이다.

이정민은 5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2019시즌 국내 개막전 롯데렌터카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맞바꿔 이븐파 72타를 쳤다.
 

[인사하는 이정민. 사진=KLPGA 제공]

대회 첫날 버디 6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만 적어내 5타를 줄였던 이정민은 중간합계 5언더파 139타를 기록, 단독 선두 김민선5(6언더파 138타)에 1타 차 공동 2위를 지켰다. 이정민은 나란히 5언더파 공동 2위에 오른 최혜진과 함께 우승 경쟁에 돌입했다.

전날 잠잠했던 제주의 거센 바람이 대회장을 습격했다. 선수들은 거리를 맞추지 못해 쩔쩔맸고, 방향이 조금만 어긋나면 홀컵과 멀어지기 일쑤였다. 해저드에 빠진 공만 셀 수 없을 정도였다. 심지어 핀 위치마저 어렵게 꽂혀 타수를 줄이기 버거웠다. 이날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가 단 10명밖에 없을 정도로 바람의 영향은 치명적이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이정민은 흔들리지 않았다. 예전 별명 그대로 날카로운 아이언 샷을 구사했고, 경기 후반 그린에 올리지 못하면 감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파 세이브 행진을 벌였다.

이정민은 2010년 루키 시즌 쟁쟁한 언니들을 상대로 주눅들지 않는 당돌한 플레이를 펼치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 ‘매치 퀸’ 타이틀을 얻었다. 화려한 시절은 계속됐다. 2012년 1승을 추가한 뒤 2014년 2승, 2015년 3승을 차곡차곡 쌓았다. 172㎝의 훤칠한 키에 시크한 매력까지 더해져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하지만 이정민은 2016년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을 끝으로 정상을 밟지 못했다.

부진의 늪은 길었다. 이정민은 2017년에는 상금랭킹 81위까지 밀렸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조금씩 부활 조짐을 보였다. ‘톱5’에 다섯 차례 들면서 상금랭킹도 28위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첫날 경기를 마친 뒤 이정민은 “전체적으로 모든 샷이 좋았던 하루였다. 드라이버, 아이언, 퍼트까지 모두 좋았다”며 “전지훈련에서 연습한 것을 100% 하지는 못했지만, 하나하나 아쉬워하다보면 스트레스를 받게 되더라. 일희일비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고 달라진 마음을 털어놨다.

이정민은 ‘잘 나가던’ 과거의 기억도 지웠다. 그는 “과거에 연연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하고 있다. 예전만큼 나지 않는 거리, 아이언 샷 감 등 예전 같지 않은 것들에 연연하면 내가 너무 힘들다”며 “지금 내 상황과 내 모습에 따라 변화를 주고 있고, 부상을 당하지 않는 스윙으로 바꾸는데 두려워하지 않고 있다”고 당차게 말했다.

오랜 기간 슬럼프에 빠져 있었지만, 이정민의 생각은 달랐다. 이정민은 “(과거와 비교해) 솔직히 별 차이 없다. 오히려 지금이 더 좋다고도 생각한다”면서 “다만 우승과의 연결이 잘 되지 않고, 운이 없었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하루 2~3시간은 기본으로 부족한 퍼트 훈련에 집중했고, 심리적인 부분을 강하게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이정민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더라도 한 번 더 생각하고 여유를 가지면 리듬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민은 “4라운드 내내 잘 치는 것은 쉽지 않다. 오후조 바람까지 많이 분다는 예보도 있다”며 “내일만 잘 넘기면 3, 4라운드에서는 과감하고 자신 있게 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정민은 둘째 날을 잘 넘겼다. 이젠 우승을 노려 볼 시간이 왔다.

한편 이 대회 우승자에게는 오는 18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 출전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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