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의 파수꾼'이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이끈다. 주형철 청와대 신임 경제보좌관은 지난해 2월부터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를 지낸 정보기술(IT) 전문가다.
한국벤처투자는 벤처투자의 마중물로 불리는 '모태펀드(개별 기업이 아닌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목적으로 결성한 각종 벤처투자조합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운용하는 기관이다.
문 대통령이 민간 IT 분야 전문가인 '주형철 카드'를 택한 것은 집권 3년 차를 맞아 '성과를 내라'는 특단의 조치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산업정책 부재'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2019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산업정책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산업 생태계가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지겠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며 "뼈아픈 자성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질타했다.
20년간 중소벤처기업의 창업투자 지원에 나섰던 주 보좌관을 '문재인 정부의 경제교사'로 임명한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얘기다.
주 보좌관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각각 마친 뒤 SK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이사, 네이버가 설립한 소프트웨어 산업 전문인재 양성기관인 NHN NEXT 교수,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으로도 활동했다.
'한국판 중관춘(中關村·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곳)' 설립을 예고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주 보좌관의 민간 중심의 벤처 활성화 열의에 대해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보좌관도 임기 초반부터 혁신성장의 두 축인 '규제 개혁'과 '모험자본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 만들기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주 보좌관은 임명 당일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윤종원 경제수석 등과 만나 혁신성장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중소·벤처 업계에서는 '제2의 벤처 붐'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민간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주 보좌관이 청와대 경제보좌관에 임명된 만큼, 혁신성장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경제 재도약의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벤처 투자 규모 증대를 비롯해 스마트공장 등 제조혁신,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 간 적극적인 인수·합병(M&A) 등이 속도를 낼 경우 '한국판 실리콘밸리'는 꿈이 아닌 현실로 우리 곁에 바짝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