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의견을 낸 의결권 자문사에 대해 대한항공은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의결권 자문사들은 앞서도 여러번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 의견을 내온 바 있다며 맞섰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에 이어 서스틴베스트도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견을 냈고 대한항공은 이날 공식입장을 통해 “재판중인 사안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 것이 의결권 자문기관의 통상적인 관례”라고 반발했다.
이처럼 대한항공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오는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총에서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조 회장의 이사 연임여부가 현재까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의결권 자문기관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다수의 자문사들은 법적인 논란과 상관없이 의견을 내왔기 때문이다. 특히 앞서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의 3연임과 관련해서는 김 회장이 하나은행에 부당한 인사 지시를 한 인사비리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앞다퉈 찬반의견을 냈다.
한 의결권 자문기관 관계자는 “법의 판단은 법에 맡기는 것이고 자문은 법원에 하는 것이 아닌 주주에게 하는 것”이라며 “주주의 입장에서 무엇이 최선인지 판단하는 것이어서 법원의 판단과 주주의 판단은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물론 법원의 판단도 매우 중요한 근거로 활용돼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주주가치 증대와 훼손의 가능성을 따지는 것이다”라며 “법적 판단이 나오기 전에는 의견을 내지 않는 것이 관례라면 수많은 법적 논란 앞에서 주주들의 판단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