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당인 공화당마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경장벽 강행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공화당 주도 상원이 국가비상사태 저지 결의안을 가결하면서다. 즉각 트럼프 대통령은 거부권 행사 방침을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상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가 삼권 분립에 따른 의회 예산권 침범에 해당하기 때문에 저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59표, 반대 41표로 가결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의지가 분명하다며 거부권 행사 시점은 결의안이 언제 백악관으로 넘어오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상하원에서 각각 정원 2/3의 동의가 필요하다. 사실상 의회의 거부권 무력화가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장벽건설을 강행할 경우 행정부 정책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반발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공화당의 반발로 백악관은 골치아픈 문제를 안게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자신이 요구한 장벽 건설 예산을 반대하자 지난달 15일 대통령 고유권한으로 예산을 전용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