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이 오는 5월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으로 돌아온다. 5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과 맞물려 당내 역학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오는 5월이면 출범 만 2년을 채우고 집권중반기 3년 차로 접어든다.
11일 정치권은 양 전 비서관의 복귀를 총선 역할론과 관련지어 해석한다. 지난해 초 공직 복귀 가능성에 대해 “그런 특별한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고 말한 만큼 그의 인식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싱크탱크'를 맡게 된 양 전 비서관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핵심 공약을 수립하고 여론 동향을 파악하는 등 전략을 기획하는 동시에 인재영입에도 나서는 광폭 행보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양 전 비서관은 지난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에도 조응천 의원 등 외부 인재 영입을 성사시켰다. 총선을 앞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카드 역시 양 전 비서관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의 복귀가 원내대표 선거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이번에 선출되는 원내대표는 이해찬 대표와 함께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5월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에는 김태년 의원과 이인영 의원, 노웅래 의원의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김 의원은 친노·친문, 이 의원은 86그룹, 노 의원은 비주류 주자로 분류된다.
총선 기획 및 전략 등에서 양 전 비서관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친문’ 일색으로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비판도 나온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신친문으로 분류되는 청와대 1기 참모들도 대거 당으로 복귀한 상황. 한 중진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이해찬 대표, 김태년 원내대표를 얼굴로 총선을 치러서 승리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비문 중진들을 대상으로 한 공천 배제설도 심심치 않게 제기되는 가운데, 양 전 비서관은 당 비주류들을 챙기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진영의 몰락이 지난 총선 공천 파동에서 시작된 만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