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푸드가 더 간편한 냉동 가정간편식(HMR)을 더 선보였다. 아직까지 만두나 피자 등 간식류가 주를 이루는 냉동 간편식 시장에 식사류인 밥과 면 제품을 내놓고, 고지를 선점한다는 각오다.
9일 롯데푸드 ‘쉐푸드 냉동덮밥’ 그중에서도 ‘직화 소고기 덮밥’을 먹어봤다.
◆모서리도 뜯지 마세요···그대로 넣기만
먹는 사람 입장에서 가장 먼저 와 닿은 건 ‘용기째 그대로’란 문구다. 전자레인지에 넣기만 해도 이미 요리를 절반 이상 한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기자는 1000w 전자레인지에 4분을 돌렸다.
편의점에서 구매한 핫바 등을 먹을 때 진공포장 한쪽을 살짝 뜯어 수증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던 습관이 남아, 나도 모르게 모서리로 손이 갔다. 하지만 쉐푸드 냉동덮밥은 정말 제품 그대로 전자레인지에 넣고 시작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된다.
3분이 경과할 때부터 고소한 밥 내음과 달콤한 간장양념(데리야끼) 향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솥뚜껑만 보고도 놀라는 새가슴인 탓에, 전자레인지 안에서 금방이라도 ‘펑!’ 소리와 함께 비닐 터지는 소리가 난다거나 밥알이 팝콘처럼 분사되는 일이 생길까봐 노심초사했다. 총 4분이 영겁의 시간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자레인지 문을 열자 팽팽하게 부풀어 올랐던 뚜껑비닐이 금세 가라앉았다. 롯데푸드 쉐푸드 냉동간편식이 비닐 그대로 조리가 가능한건 ‘증기 배출 방식 패키지’ 때문인데, 이를 통해 조리 시 음식의 수분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실제로 윗면 비닐을 벗기자, 용기 가장자리까지 이슬처럼 물방울이 촉촉하게 맺힌 것을 볼 수 있었다.
◆토치 불맛도 살린 냉동 간편식
소고기는 전혀 기름지지 않았고, 오히려 담백함에 가까웠다. 소스와 토핑은 밥의 양과 정확하게 분배해 먹을 수 있을 만큼 맞아떨어졌다. 밥은 닭 육수를 기본으로 간을 한데다, 소스가 적절하게 배어있어 맨밥만 먹어도 심심하지 않았다. 쌀알끼리 눌러 붙거나 바스라지지 않고, 덮밥에 어울리는 고슬고슬한 식감을 유지했다.
앞서 롯데푸드는 지난 7일 냉동 간편식 출시를 기념해 서울 양평동 본사에서 덮밥 만들기 요리교실을 열었다. 이날 기자가 직접 만들어 먹었던 덮밥과 쉐푸드 냉동 소고기덮밥의 맛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요리교실에서는 직접 만든 덮밥에 마지막으로 토치를 사용해 불에 직접 구운 듯한 향과 살짝 그을린 듯한 시각적 효과를 줬는데, 쉐푸드 직화 소고기덮밥은 냉동제품으로도 이를 구현해냈다.
핵심은 ‘터널식 급속냉동(TQF, Tunnel Quick Frozen)’ 기술이다. 터널식 급속냉동은 영하 40℃ 이하의 초저온 터널 통과로 단시간 내에 식품을 얼리는 기술이다.
과거 냉동 간편식은 유통기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조단계에서 아무리 맛있고 보기 좋게 만들어도 얼리면서 ‘얼음 결정’ 크기가 커져 냉장이나 상온제품에 비해 식감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있었다. 롯데푸드 쉐푸드는 터널식 급속냉동 기술을 적용해 전자레인지에서 조리하면 얼리기 전 형태 그대로 복원한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평택공장에 냉동 간편식 라인을 구축한 데 이어 2020년까지 930억원을 투자해 김천공장을 증축하고 냉동 설비를 비롯한 가정간편식 생산 라인을 확충할 예정”이라며 “지난해 약 2300억원이었던 간편식 매출을 2022년까지 5000억원 수준으로 끌어 올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