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치산(王岐山) 중국 국가부주석이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뜻의 지피지기(知彼知己)론을 설파하며 전 세계 불확실성 속에서 굳건히 제 할일을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중국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2차 회의 후난성 대표단 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다. 왕 부주석이 지난해 3월 취임후 국가부주석 신분으로 처음 참여한 전인대 대표단 회의다.
중국 국영중앙(CC)TV에 따르면 왕 부주석은 이날 "글로벌 정치·경제가 현재 냉전 종식 이후 가장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성을 잘 파악하고, 굳건한 자신감으로 침착하게 제 할바를 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 부주석은 그간 대미교섭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협상 막후 조타수로 불렸던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이날 미중 무역 통상갈등에 대한 이야기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대신 그는 지피지기론을 설파해 중국이 내부적으로 제 할일을 잘 함으로써 외부 도전에 잘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왕 부주석은 "발전 불균형의 문제는 오로지 발전 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의 선택은 심도있는 개혁과 개방 확대를 흔들림 없이 추진해 인민의 나날이 커지는 아름다운 삶에 대한 수요와 불균형·불충분한 발전 간의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시진핑 주석이 내세우는 정치·경제·사회·문화·환경을 종합적으로 진전시키는 오위일체(五位一体) 전략과 금융 리스크 방지, 빈곤퇴치, 환경오염 방지 등 3대 전투를 잘 치르는 건 인민을 위한 정치·경제적 조치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인민을 중심으로 새로운 발전이념을 실행하고, 점점 다원화·세분화되는 소비수요에 맞춰 공급측개혁을 심도있게 추진함으로써 고도의 질적 성장을 실현해 인민들이 수혜를 입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그는 "중국특색사회주의는 14억 인민이 힘을 모아 만들어낸 것으로, 그 누구도 우리의 앞길을 막을 수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노선, 이론, 제도, 문화 방면에서 네가지 자신감을 굳건히 가지고 개혁발전을 실천해 중국 스토리를 잘 전달하고 더 큰 새로운 기적을 창조해 나가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