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의 25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투스크 의장은 이날 이집트에서 열린 EU-아랍연맹(AL) 정상회의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영국의 '혼란스러운' 이탈을 피하기 위해 (EU에) 브렉시트 연기를 요구하는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협상을 연장하는 것이 EU의 계획은 아니지만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하원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상황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투스크 의장은 이미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협상 기한을 연장하는 데 따른 법적·정치적 결과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설명했다.
당초 메이 총리는 26일까지 EU와의 합의를 시도하되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면 다음 날(27일) 향후 계획과 관련한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24일 돌연 의회 표결을 내달 12일까지 연기하겠다고 시사해 논란을 낳았다.
EU 내에서 브렉시트 연기론이 나오는 가운데 투스크 의장까지 연기하는 방안을 지지하고 나서면서 힘이 실릴지 주목된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메이 총리가 3월 29일 탈퇴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있고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브렉시트를 최대 2개월 정도 늦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제2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현실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강제적인 EU 이탈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찬반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다시 실시하는 방안을 주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제2 국민투표를 진행한다고 해도 전체 일정과 절차를 고려한다면 일정 부분 브렉시트를 연기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브렉시트 시한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은 2월 말까지 정부가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탈퇴 시점을 연장하도록 하는 내용의 합의 수정안을 이미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렉시트 협의와 관련한 노동당의 주요 요구사항은 △EU와의 영구적이고 포괄적인 세관 체계 △공유 기관과 의무에 기반한 단일 시장과의 긴밀한 조화 △권한 및 보호 정리 에 대한 정렬 △중요 공유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액세스 등 명확한 미래 보안 계획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