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요구'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전달하고 사죄와 철회를 요구했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한국의 대응을 비판했다.
NHK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고노 외무상은 독일 뮌헨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일 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에게 문 의장의 발언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전했고 이 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한국 측이) 모른다고 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는 강 장관이 지난 15일 뮌헨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고노 외무상이 문 의장 발언에 항의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이야기가 없었다"고 답변했다. 강 장관에 이어 외교부 당국자도 이번 회담에서 이 건에 대한 일본 측의 언급은 없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최근 미국을 방문한 문 의장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 아키히토(明仁) 일왕을 '전쟁범죄의 주범 아들'로 거론하면서 "퇴위하는 일왕이나 일본을 대표하는 총리의 한 마디면 된다"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진정 미안했다고 말하면 (위안부) 문제가 해결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일본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등이 잇따라 문 의장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사죄와 발언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문 의장은 이에 대해 '발언에 문제가 없다'며 "한일 양국 간 불필요한 논쟁을 원하지 않고 논쟁이 일어나서도 안 된다"며 "일본 측은 수십번 사과했다고 하지만 내가 봤을 때 진정성 있게 사과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