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그룹(SBG) 주가가 7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18% 폭등했다. 분기 실적 호조로 55억 달러(약 6조원) 규모의 바이백(자사주 매입) 방침이 나오면서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랫동안 기술 투자를 선호해온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겸 사장의 또 다른 전략적 투자"라고 평가했다.
손 회장은 2010년 소프트뱅크를 300년간 존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016년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을 인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인이 아닌 기업인으로서 '손정의 파워'를 보여준 것은 살만 국왕만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2016년 12월에는 뉴욕에 있는 트럼프 타워를 찾아 단독회담을 갖고 2020년까지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에는 손 회장이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롄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어깨동무한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세계 지도자들과 친근한 관계를 만드는 손 사장의 비결은 '300년 대계'를 목표로 정치력 대신 과감한 투자를 택하는 방식이 통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치적 관계에 기대기보다는 투자 가능성을 먼저 판단하는 게 손 회장"이라고 덧붙였다.
재일교포 3세 출신은인 손 회장은 1986년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발굴, 소프트웨어를 일본에 독점 판매하며 큰돈을 벌었다. 야후와 이동통신사 보다폰재팬을 잇따라 인수, 정보기술(IT) 분야의 투자 귀재로 눈길을 끌었다.
당초 '환갑 은퇴'를 공언했다가 번복한 손 회장은 급기야 '60대 경영'을 공식화했다. 올해 61세인 그는 지난 5일 작년 4~12월 누적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69세까지 경영 일선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소프트뱅크가 얼마나 많은 기업에 대한 추가 투자에 나설지 기대감이 모아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