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소프트뱅크가 인도 내 1, 3위 전자상거래 업체의 합병을 시작으로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1년까지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률이 평균 30%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등 인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아마존 잡자' 소프트뱅크, 인도 전자상거래 업체 합병 주도
소프트뱅크가 M&A를 추진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미국 아마존닷컴의 점유율이 최근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플립카트와 스냅딜은 각각 지난 2007년과 2010년에 설립돼 업계 양대 산맥을 이뤘다. 그러나 지난 2013년 아마존 진출 이후 스냅딜이 3위로 밀려나면서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사장은 앞서 지난 2014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향후 10년간 인도에 1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인도 투자에 의욕을 보여왔다.
같은해 스냅딜의 모회사에 6억 2700만 달러(약 7074억 4410만 원)를 출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인도 저가호텔과 차량공유업체 올라에 투자한 데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공동으로 출범시킨 10조엔 규모의 이른바 'IT 비전펀드'도 추가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도 연평균 성장률 31% 전망"...1위 중국과 격차 벌릴지 주목
현재 인도 전자상거래 규모는 지난 2009년 38억 달러에서 2015년 230억 달러로 6년 만에 6배 이상 급증했다. 오는 2020년에는 1000억 달러대를 돌파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전자상거래가 급증한 데는 지난해 11월 화폐 개혁으로 현금 유통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던 500루피와 1000루피 지폐 사용이 폐지되면서 온라인 결제 등 대체 수단의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오는 2021년까지 전 세계 유통 규모 가운데 5분의 1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온라인 결제 비율은 지난해 63%에서 78%까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거래 규모도 지난해 539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1조 달러에 달해 연평균 15.6%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도 시장은 2021년까지 전자상거래 규모가 640억 달러에 달하는 등 연평균 성장률은 31.2%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아태 지역 온라인 결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예상 성장률이 24%라는 점과 비교하면 격차를 좁힐 수 있다는 얘기다. 사티쉬 미나 포레스터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인도 전자상거래 시장의 장애물이 해소될수록 급격한 발전을 이룰 것"이라며 "인도에 진출한 아마존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자상거래 부문에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허용하지 않는 점, 매출 이익 제한 등 인도의 정부 규제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인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전자상거래 보급률은 28%에 불과해 인프라 개선 등의 숙제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