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고전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 최근 아이폰 가격 인하를 또다시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중국 시장의 '가격 인하 카드'로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이전과 같은 판매량을 기록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2일 중국 현지매체 펑파이신문(澎湃新聞)은 중국 대표 전자상거래업체들이 애플 아이폰의 가격을 또 다시 인하해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11일 징둥(京東)과 쑤닝(蘇寧)이 아이폰 가격 인하를 했을 때보다 인하폭이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폰 XS도 이번 가격 인하 제품 리스트에 포함돼 가장 큰 폭으로 할인 판매됐다고 매체가 전했다. 중국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쑤닝이거우(蘇寧易購)에 올라온 아이폰의 가격을 살펴보면, 아이폰XS Max(용량 512GB)는 1만1099위안(약 184만원)으로,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된 출고가보다 1700위안(약 29만원) 저렴했다. 아이폰 XS Max(용량 256GB)은 애플사 출고가(1만999위안)보다 1300위안 저렴한 9699위안에 판매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중국에서 판매된 아이폰 7의 가격보다 비슷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서 중국 현지에서 한달 사이에 가격 인하 정책을 두 차례 내세운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애플의 가격 인하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이 다소 오를 것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이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애플의 매출이 이번 정책 덕분에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지난 1월 13일 이후에 전주 대비 76% 늘어났다. 쑤닝의 경우도 1월 11일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면 83% 증가했다. 아이폰8, 아이폰8+가 가장 많이 판매됐고 아이폰XR의 판매량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업계 인사들은 "애플이 지난해 말 중국 아이폰 판매가 크게 감소한 것을 보고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며 "애플은 2월 중국 춘제(春節, 중국설)에 매출이 급증해 중국에서의 실적이 개선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예전과의 명성을 되찾기는 힘들다는 전망도 이어졌다. 중국 토종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가성비(가격 대 성능비)' 전략이 뛰어나고, 애플이 이들 업체와 큰 차별성이 없기 때문에 향후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인사들의 전망이다.
한편, 지난 29일(현지시간) 애플은 회계연도 2019년 2분기(2019년 1~3월) 매출액을 550억~590억 달러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611억 달러)보다 상당히 낮아진 목표다. 중국 내 판매 부진이 애플의 실적 악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들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