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미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 북한으로부터의 핵 위협은 없다. 모두 편히 주무시라"라고 트윗을 날렸다.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미국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밑그림 마련에 애를 쓰고 있다.
오는 2월 말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 가시적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선언적 의미의 합의에 그친다면 미국인들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아마도 트럼프의 재선 가도에도 먹구름이 몰려올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정보 당국 수장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를 내려 트럼프를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으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미국내 회의론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장(DNI)은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 역량을 유지할 방법을 찾고 있으며, 핵무기와 생산역량을 완전한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지도자들은 궁극적으로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핵심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인 30일 오전 트위터에 정보 당국 수장들의 의회 청문회 발언을 반박하면서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미군 유해와 인질을 돌려보냈다"며 북한과의 관계가 "역대 최고"라고 주장했다.
또 "비핵화를 위한 괜찮은 기회"(decent chance of denuclearization) 이고 "북한과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핵 위협이 없다 했던 6개월 전 그의 발언보다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도 후퇴한 느낌이다.
이날 CNN은 지난 17일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을 잇따라 만나 비핵화를 비롯한 정상회담 의제 등을 조율했으나 두 차례 대화에서 핵심 의제인 비핵화와 관련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got nowhere)고 보도했다. 지난 주 2020년 말까지 비핵화 완료와 미국의 상응조치를 담는 '빅딜'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국내 언론의 보도와는 차이가 크다.
북미 정상회담을 1개월가량 남겨두고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엇갈린 전망과 불협화음이 난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