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窓으로 경제보기②] 경제 예측과 프로 스포츠 순위 예상

2019-01-2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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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인 스포츠 칼럼리스트]



지난해 세계 경제는 출발은 좋았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안개 속에 갇혀 버렸다. 미·중 무역 분쟁과 미국의 금리 인상, 신흥국 통화 불안, 유럽의 정치적 갈등 등 불안한 요인이 겹쳤기 때문이다. 새해 경제 전망은 작년보다 더 어두워 보인다. 경제 전문가들은 그동안 글로벌 경제성장을 이끌어온 미·중 양국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올해 잘해야 2% 성장, 중국은 6.3%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다 새해 벽두부터 암초가 나타났다. 영국 하원이 행정부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협의안'을 의정 사상 최대 표차로 부결시킨 것. 이미 예상된 결과라서 금융 시장 요동은 없었지만, 브렉시트 혼란은 세계 경제 성장에 큰 부담이다. 이외에 여러 불확실성이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올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세계 경제 움직임은 변수가 많아 너무 우울한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브렉시트案이 부결된 날에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적극적인 경기 부양 의지를 나타내 뉴욕 증권 시장이 1% 안팎의 오름세를 보였다. 영국발 악재를 중국발 호재가 누른 것.  이처럼 세계 경제는 너무나 유기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유명 경제 석학들의 전망마저도 종종 빗나간다. 사실 1년 후의 세계 경제는 사안들의 확률적 발생 가능성과 인과적 관계들을 종합적이고 시나리오적으로 살펴봐야해 예단하기가 어렵다.

한국 경제 전망도 마찬가지 아닐까. 국책 연구기관인 KDI는 올해 내수 부진과 수출 위축으로 쌍끌이 경기둔화를 예측하고 있다. 최저 임금 인상의 여파, 고용불안, 흔들리는 부동산 시장, 반도체 값 하락으로 인한 수출 부진 등 많은 전문가들은 불경기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보기 좋게 빗나갈 수도 있다.
“위기론이 강할수록 위기는 오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위기때는 반성적 성찰을 통해 적절히 전략을 전환, 단점을 보완해 최악을 피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전망과 각종 프로 스포츠의 승부 예상이 맞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스포츠 역시 경제처럼 변수들이 많아 1년 앞을 내다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엔 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 스포츠가 있는데 해설가 및 전문가들은 일단 지난해 성적을 바탕으로 새 시즌의 순위를 점친다. 여기에 새로 영입된 선수(외국인 포함)와 코칭 스태프 능력, 훈련 상황, 구단의 지원 등을 복합 계산해 순위를 예상한다. 그렇지만 돌발적인 부상, 외국인 선수의 예상 밖 선전이나 부진을 내다볼 수가 없어 늘 예측은 빗나가기 마련이다.

프로배구팀 우리카드 위비는 최근 4년간 하위권을 맴돌아 올해도 상위권 도약은 힘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했다. 그렇지만 우리카드는 지난 16일 전반기 리그를 2위와 단 3점의 승점이 뒤진 단독 3위로 마감했다(총 7팀). 우리카드의 돌풍에는 리버맨 아가메스(34․ 콜롬비아)의 눈부신 공격이 자리잡고 있다. 아가메스는 공격 포인트에서 2위 오스바니(OK저축은행)에 무려 110점을 앞선 733점의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5년전 현대캐피탈에서 뛸 때는 이 정도의 가공할 공격을 퍼붓지 않았으나 5년만의 복귀 무대에서는 ‘완벽한 한국 적응’을 자랑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 어느 스포츠든 외국인 선수가 한국 문화및 생활에 얼마만큼 잘 적응하느냐가 기량 발휘의 열쇠인데, 전문가들은 이를 철저히 체크 못하는 탓에 예상이 어긋난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거의 모든 전문가들은 ‘어우두(어차피 우승은 두산)’를 점쳤다. 왜냐하면 페넌트 레이스에서 두산은 SK에 무려 14.5경기차로 앞선 1위를 차지해 SK가 경쟁상대가 아닌 것으로 봤기 때문. 그러나 ‘불펜 에이스’인 김강율이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중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고, 홈런왕인 주포 김재환은 시리즈 3차전중 부상으로 빠져 SK에 허무하게 6차전만에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예상은 틀리는 경우가 많지만, 성과는 항상 변수를 예측하고 이를 잘 대비하는 기업이나 스포츠 팀의 몫이다.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은 “미래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 했다. 경제와 스포츠 각 주체들은 미래를 잘 만들어가야 하고, 전문가들은 이를 다각적으로 잘 분석해야 전망이 맞을 수 있지 않을까.

김수인/스포츠 칼럼니스트․前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실장
*도움말=김재민 경성대 교수(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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