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서울시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대한 기사를 썼지만, 마스터플랜은 파고들면 들수록 실체가 잡히지 않는다. '마스터플랜'이란 단어는 지난해 7월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구상이 나오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이들 지역의 난개발을 막고 스카이라인을 관리한다는 취지에서 통개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지만, 통개발 대상지 등이 구체적으로 정의되기도 전에 계획이 무기한 중단됐다. 박 시장의 발언이 치솟는 서울 집값의 도화선이 됐다는 비난이 뒤따르면서다.
마스터플랜 수립이 중단되면서 여의도 일대 재건축 단지들은 정비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고 있다. 마스터플랜이 재개되기 전까진 개별 사업장의 정비계획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시의 입장은 강경하다.
이런 이유로 여의도 역시 마스터플랜을 구체화한 지구단위계획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여의도 아파트지구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 중이라 전해왔다. 며칠 전엔 구체적인 일정까지 이야기했다. 지구단위계획의 개요는 오는 3월에, 완성된 지구단위계획은 내년 6월에 나온다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여의도 마스터플랜의 윤곽이 3월이면 나온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 그런데 서울시는 곧장 해명을 내놨다. '여의도 통개발은 존재하지 않으며, 여의도 마스터플랜은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보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인 여의도 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수립은 부동산 시장 상황을 고려해 정부와의 공감대 하에 진행할 예정이다'라는 두 문장으로 지구단위계획과 마스터플랜의 관계를 부정했다.
주택시장이 안정화될 때까지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보류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 개별 정비사업 추진의 근거가 되는 지구단위계획을 만들고 있다는 얘기는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다. 마스터플랜이 보류됐는데 하위계획인 지구단위계획이 어떻게 먼저 나올 수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마스터플랜과 지구단위계획이 서울시 설명대로 아무 관계도 없다면, 마스터플랜 대상 지역임에도 지구단위계획이 있다는 이유로 재개발·재건축이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는 용산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는지도 묻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