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는 달랐다. 손흥민은 역시 손흥민이었다. 중국을 상대로 우려했던 조 1위 16강행은 어렵지 않았다. 손흥민은 답답했던 한국 축구의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의 알 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답답했던 한국의 흐름을 뚫었다. 황의조의 페널티킥 선제골과 김민재의 쐐기골에 모두 관여한 건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황의조의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헤딩슛을 연결했다.
한국은 관심을 모았던 손흥민을 선발 카드로 뽑았다. 황의조를 원톱 공격수로 내세우고 손흥민을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투입했다. 벤투 감독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손흥민을 선발로 내세우는 강수를 띄우며 조 1위로 결승까지 무난하게 직행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을 선택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중국을 압도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한국은 한 수 아래인 중국을 상대로 일방적인 공격을 퍼부었다. 전반 12분 손흥민이 페널티 지역에서 김문환의 패스를 받은 뒤 밀집된 수비수들을 제치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손흥민 대신 페널티킥을 시도한 황의조가 전반 13분 왼쪽 구석을 노린 날카로운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선제골 이후에도 몰아쳤다. 전반 23분 황의조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튕겨 나왔고, 4분 뒤에는 손흥민의 오른발 슈팅이 중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전 6분 만에 쐐기골을 폭발시켰다. 이번에도 손흥민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손흥민은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김민재를 노렸고, 키르기스스탄전에서 A매치 데뷔골을 터뜨렸던 김민재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한국의 조별리그 첫 멀티골이었다. 한국은 후반 막판 황의조와 이청용, 손흥민을 차례로 벤치로 불러들이고 지동원, 주세종, 구자철을 투입해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내내 거친 플레이로 한국 선수들에게 위협을 가한 중국 선수들은 완패와 함께 옐로카드 4장을 받으며 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