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 일반인보다 연봉 1.7배 높지만 월 근로시간은 7시간 낮다

2019-01-1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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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한 시중은행 주택자금대출 창구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KB국민은행의 총파업에 이어 은행들의 성과급 잔치가 벌어지면서 은행원들의 고액연봉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14일 주요 시중은행은 연봉의 200~3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 노사는 통상임금의 300%를, NH농협은행은 200%를 각각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신한은행은 200%의 성과급과 100%에 해당하는 우리사주를 준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오는 3월 2018년도 당기순이익이 확정되면 성과급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다. 

각 은행들은 지난해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기업이 올린 수익을 임직원에게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은행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하다. 은행의 실적이 막대한 이자이익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대출 금리는 빨리 인상하는 반면 예금금리는 느리게, 적게 반영하는 방식으로 예대마진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1~3분기 4대 시중은행의 이자이익은 16조7635억원으로 총이익의 87%에 달한다. 문제는 이자를 통한 이익이 은행원들의 자체 노력에 의한 성과로 볼 수 있냐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원의 고연봉이 전체적으로 임금 인플레를 야기해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부분 기업이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과 달리 은행은 옛날부터 근무 기간이 길어지면 저절로 연봉이 높아지는 호봉제 임금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강성 노조가 은행에 많은 것 또한 은행의 성과급 지급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임금은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반면 근무시간은 짧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2017년 금융 및 보험업의 근로자 1인당 월 평균 임금 총액은 581만5000원으로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628만9000원)에 이어 두 번째다. 금융 및 보험업은 전체 산업 평균 임금 총액인 336만8000원의 1.7배 이상 높다.

이날 기준 통계가 확인된 2018년 1~10월 자료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기간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 총액은 전기·가스·증기·수도사업(623만3000원)에 이어 금융 및 보험업(603만9000원)으로 두 번째로 임금이 많으며, 전체 산업 평균 대비 1.7배를 웃돈다.

근로시간의 경우 2017년 한 해 전체 산업의 근로자 1인당 월평균 근로시간이 167.133시간인데 반해 금융 및 보험업은 160.517시간으로 평균보다 낮다. 17개 산업군 중 건설업(142.658시간),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60.259시간), 예술·스포츠·여가관련 서비스업(159.308시간)에 이어 네번째로 낮다.

제조업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봉 인상과 성과급 지급의 이유로 내세우는 고충들은 다른 업권에서 겪는 것과 비교하면 오히려 낮은 편이다"라며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은행권의 임금이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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