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밴드(호봉상한제)가 직원의 급여를 줄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알아주셨으면 한다."
KB국민은행 노조가 오는 8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허인 KB국민은행장은 7일 오후 3시 사내방송을 통해 담화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노사 쟁점인 페이밴드와 성과급 규모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페이밴드 확대를 제안했던 이유에 대해 "소홀한 업무태도로 동료 직원의 근로의욕까지 꺾고 있는 일부 극소수 분들을 염두에 둔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했다.
페이밴드는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못하면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는 제도로 2014년 신입행원부터 적용됐다. 사측은 페이밴드를 전 직급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또 허 행장은 노조측이 제시한 300% 성과급 요구는 이미 받아들인 바 있다는 입장도 내놨다. 그는 "은행은 기존 PS방식(초과이익성과금)이 아닌 타행 사례를 고려한 합리적인 수준의 보로금(특별 보너스) 지급을 이미 지난 12월에 제안한 바 있다"며 "페이밴드 논의 시작 및 임금피크 진입 시기 일치와 함께 최종적으로 보로금에 시간외수당을 더한 300%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또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만큼 통상임금의 30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사측은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한 발 물러선 것이다. 다만 성과급 대신 자기자본이익률(ROE)에 비례해 초과이익을 배분하자는 사측 입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 허 행장은 "L0직원(창구·사무직) 분들의 대우 개선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논의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은행은 2014년 비정규직 4000여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비정규직 근무연수를 최대 60개월까지 경력으로 인정한 바 있다.
허 행장은 "파업이라는 최후 수단으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있다. 은행은 최선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화'에 만전을 기해왔다"며 "지금 이순간에도 그러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노사간 대화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허 행장의 이같은 담화문 발표는 파업 전 여론몰이라는 비판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파업을 막기 위한 노력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