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블랙 크리스마스' 여파가 이틀째 아시아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일본 도쿄증시도 약세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엔화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 지수는 마지막 거래일 대비 171.32포인트(0.89%) 높은 19,327.06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 때 18,948.58까지 떨어지면서 20개월 만에 심리적 지지선인 19,000선이 무너지기도 했으나 전날 폭락분을 반납하고 상승 마감했다.
외환 시장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26일 오후 기준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는 110.45~46엔으로 전날 대비 0.21% 상승했다.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얘기다.
엔화와 함께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일본 국채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보도했다. 이날 10년물 일본 국채 수익률은 0.01%로 떨어졌다. 2017년 9월 이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최저치를 찍은 지 열흘 만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환율은 일본 기업들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강력한 통화가 수출 주도의 경기 회복을 위축시킬 수 있으므로 당국은 엔화 강세의 징후에 대해 민감한 경향이있다. 일본 정부는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필요한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는 입장이다.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아사카와 마사츠구(淺川雅嗣) 일본 재무성 차관은 "과도한 변동성과 무질서한 움직임이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관점을 각국이 공유하고 있다"며 "시장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하고 철저히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또 "일본과 미국의 경제적 펀더멘털이 확고하고 점진적인 회복 추세에 있다"며 "금융시장이 '과잉 반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미·중 무역전쟁이나 미 연방정부 폐쇄(셧다운)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이다.
미쓰비시UFJ 국제애셋매니지먼트의 우치다 코지 수석 펀드매니저는 "미국 (정치가) 혼돈을 보일 때 미국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주가가 떨어졌다고 해도 매수를 시도하기에는 어려운 시기"라고 지적했다고 WSJ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