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울려 퍼진 ​‘내가 김용균이다’…“文대통령 비정규직 눈물에 응답해 달라”

충남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 근로자 김용균(24)씨를 추모하는 분향소가 20일 오후 경북 구미역 앞에 설치됐다. [사진=연합뉴스] 

"비정규직 이제는 그만!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유언이 광화문에 울려 퍼졌다. 이는 김용균씨가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요구하며 찍었던 사진 속에 담긴 피켓 문구다.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를 추모하기 위해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22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와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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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인천공항에서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며 "촛불로 탄생한 정부가 사기 정부가 아니라면 당장 나와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와 눈물에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참가자들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는 비정규직 100인의 이야기'를 주제로 돌아가며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이어갔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 한다", "참담하게 노동자가 죽어도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 "왜 자꾸 꼼수 정규직 자회사 만드는지 묻고 싶다",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으로 보여달라" 등 문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정오께 밤새 자리를 지킨 사랑채 앞 길바닥에 물감과 분필로 자신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뒤 김용균 씨의 동상을 앞세우고 서울 중구 세종대로 파이낸스센터로 행진했다. 파이낸스센터 앞에 도착해서는 '고(故)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를 외쳤다. 

이날 참석한 김용균씨의 부모님은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냄과 동시에 정부에 책임있는 조치를 축구했다.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지금도 잠을 자던 너(아들)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 눈물이 난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김용균 씨 아버지도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잘못된 원청 책임자들과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행진 참가자들은 도로와 청와대 사랑채 앞에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근조 리본을 묶은 뒤 해산했다. 김용균 씨 어머니는 청와대 앞에서 근조 리본을 묶고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서 우리 아들딸들을 위험에서 구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