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아프리카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며 강력한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중국이 강하게 반발했다.
베이징일보(北京日報)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중국은 국제사회와 아프라카 각국의 협력에 대해 시종일관 개방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관련 협력은 아프리카의 의지를 충분히 존중하고 실제 수요에 부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내정에 간섭하거나 그 어떤 정치적 조건도 달아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는 13일(현지시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이 아프리카 각국이 요구대로 움직이도록 부채를 전략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미국도 새로운 아프리카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한 중국의 대답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15일 '미국의 新아프리카 전략, 과도하게 공격적'이라는 제하의 사평을 통해 미국의 행보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신문은 "이는 패권적인 행보이자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근거없는 비난"이라며 "아프리카는 더 이상 서방의 식민지가 아니며 미국과 유럽 각국이 흑인 노예를 확보하던 곳도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아프리카 각국은 발전해야 하며 이들에게는 세계 그 어떤 국가와도 경제 협력을 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의 새로운 전략은 아프리카를 미국과 서방국가의 이익을 실현하는 발판으로 삼은 것이며 이는 여전히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바라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존중해야 하고 아프리카 각국이 국제사회의 독립 구성원으로 대외협력의 선택권을 가지고 있음도 존중해야 한다"면서 "미국과 서방사회가 아프리카 발전을 위해 제공하는 원조는 너무 적고 아프리카는 더 많은 돈과 기술 확보가 필요한 상황으로 이는 박탈할 수 없는 아프리카 각국 국민의 신성한 권리"라고 거듭 강조했다.
미국 엘리트층이 진심으로 아프리카의 발전에 관심을 기울인 적도 없고 미국이 아프리카 각국을 평등한 파트너로 존중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다.
무역전쟁으로 시작한 미국과 중국과의 갈등은 정치·외교, 군사 등 다방면으로 확장되는 분위기다. 최근 양국 정상이 만나 90일간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협상을 모색 중이지만 이와 동시에 승기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치열한 줄다리기도 계속되고 있다.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화웨이 부회장을 체포한 것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외교 수장을 중동 및 아시아 각국으로 보내 협력을 다지는 등 우군 확보에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