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경제를 위협할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달 60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47.3%는 미중 무역전쟁이 내년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라고 답했다. 그 외에 20%는 금융시장 붕괴, 12.7%는 기업투자 둔화를 위험 요소로 꼽았다. 9%는 세계 경제 둔화라고 답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절반 이상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2020년에 경기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응답자 중 25%는 2021년을 침체 시기로 내다봤고, 내년에 미국이 침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한 이들은 10%였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연준이 내년에는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 중 1명을 제외한 전원은 오는 18~19일 연준이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올해에만 연준은 금리를 네 차례 올리게 된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내년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횟수는 두 차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달만 해도 세 차례를 예상했으나 한 차례 줄어든 것이다.
이코노미스트 중 48%는 내년 3월에 추가 금리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하반기 들어 금리인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28%였다. KPMG의 콘스탄스 헌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을 둘러싼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인상이 멈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WSJ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내놓은 내년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은 2.89%였다. 2020년 중반에는 2.93%, 2020년 말은 2.9%였다. 2021년 말 기준으로는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2.82%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0부터 2021년까지 기준금리가 3.25~3.5%를 가리킬 것으로 예상했던 9월 조사 결과와 비교해 대폭 하향된 것이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보다 훨씬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그랜트 손턴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연준의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전망했으나, 이후 관세와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기가 냉각되면서 2020년 중반에는 연준이 금리를 다시 제로 근처까지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