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건설경기 침체로 상당수 대형 건설사들이 잇따라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하며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1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공능력평가 1위 건설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최근 '만 4년 이상 근무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삼성물산은 이미 최근 몇 년간 주택, 건축, 토목, 플랜트 등 분야에서 최근과 비슷한 형태의 조직 슬림화 작업을 실시해왔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 직원(정규직·비정규직 모두 포함)은 지난 2016년 말 기준 총 6453명이었으나, 올해 9월 기준 5688명까지 감소했다.
연초 호반건설의 인수 포기로 매각이 무산된 대우건설도 상시적으로 희망퇴직 제도를 운영하면서 직원 수가 지난해 말 5804명에서 올해 9월 기준 5140명까지 줄었다.
이는 대우건설의 주력 사업이었던 해외 플랜트 수주가 감소한데 따른 것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10월부터는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2개월 단위로 유급휴가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대림산업 역시 이달 1일 전 부문을 대상으로 무급휴직, 희망퇴직 신청안내 공고문을 내고 조직 슬림화에 들어갔다.
이미 대림산업은 올해 3분기 직원수가 7255명으로 작년 말 7619명에서 400명 가까이 줄었는데, 다시 인원 조정에 나선 것이다. 대림산업도 플랜트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무급 휴직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시평 5위 이내 건설사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건설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최근 3년간 '동결' 상태에 머물러 있다. 16일 기준 국내 건설업체의 해외건설 수주금액은 총 272억달러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가량 상승했지만 정부 목표치인 300억달러에 3년 연속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국회에 따르면 내년도 예산안 중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19조7000억원으로 확정되며 당초보다 1조2000억원 증액됐지만, 이는 여전히 작년 22조원 수준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토목 분야 비중이 높은 국내 건설사들에게 고전이 예상되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의 고강도 규제가 이어지면서 국내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이들 건설사에게는 악재라는 평이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국내 시평 상위권 건설사들의 고육지책에 가까운 인력 조정 작업이 이뤄진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 건설사가 건설·부동산 시장의 향후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대형 건설사 침체 여파는 중견 건설사에게 전이되며, 이는 곧 수만개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