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가 후원한 한국베트남학회 정기학술대회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베트남의 반외세 항쟁과 민족정신’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한국베트남학회와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하고, 한베경제문화협회(KOVECA·코베카)가 주관했다. 아주경제와 함께 한베친선협회가 후원했다.
안경환 한국베트남학회 회장(조선대 교수)은 이날 환영사에서 “오늘날 베트남은 5000년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기를 맞이해 온 국민이 혼연일체가 돼 경제개발을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1세기 베트남의 당면 과제는 경제개발로 부강한 나라 국민이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고 소개하고 “중국 군함이 쯔엉사 군도 북부의 일부 섬을 점령해오고 있는 베트남 동해상에서의 도서 영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현안”이라고 덧붙였다.
안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이 외세 침략을 꿋꿋하게 물리쳐온 양국 공통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자리는 한국과 베트남이 역사적으로 수많은 외침을 받아오면서도 꿋꿋하게 독립을 지켜온 두 나라의 민족정신을 되돌아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은 1992년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지 26년이 흘러 ‘21세기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다”면서 “정치·외교·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 두 나라가 윈-윈(Win-Win)하는 사돈의 나라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공동 주최자인 최재성 의원은 환영사를 통해 급격히 재편되는 세계 질서 속에서 한국과 베트남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의원은 “지금 세계 질서는 미국과 중국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중국의 ‘일대일로’와 엄청난 경제성장을 제지하려는 미국발 움직임이 그 증표”라고 이같이 밝혔다.
남중국해에 얽힌 중국과 동남아 각국의 영유권 분쟁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통해 중국 시장의 문제점을 바로잡기 위한 방향을 잡고 있다”고 소개하며 “우리나라 방공식별 구역에 중국 군용기가 자주 출몰하는 것도 관련 문제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 의원은 마지막으로 “이번 국제학술대회를 통해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는 양국 미래가 더 발전되고 심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오현 코베카 공동회장(SM그룹 회장)은 “지구에 있는 수많은 나라 가운데 문화·역사·민족성 심지어는 인종적으로도 우리나라와 가장 닮은 나라를 꼽는다면 당연히 베트남”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국이 수교를 맺은 이후 문화와 경제 등 다방면에 걸쳐 가장 가까운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고, 상호 간에 깊은 선린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 회장은 “한국과 베트남은 국익을 넘어선 매우 독특한 관계가 형성됐고 상호 깊은 이해와 문화적인 연대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학술대회는 물론 경제·문화 행사의 양국 간 교류를 통해 친선우호 협력관계를 진작시키고, 세계평화를 안착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에서 직접 참석한 부띠엔록 베트남상공회의소(VCCI) 회장은 축사를 통해 “양국은 전략적으로 파트너가 되고 있지만 형제 관계로 나아간다면 더욱더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띠엔록 회장은 “30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한국과 베트남을 모두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낳은 2세도 양국을 고향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양국은 외세 침략에 자력으로 저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이 공통점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 기업을 봐왔고, 이를 베트남의 젊은 기업인들이 배우고 싶어 한다”면서 양국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4개 주제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유인선 전 서울대 교수가 ‘응오시리엔의 대중 저항의식’을 주제로 발표한 데 이어 베트남 국립하노이법대 부총장인 부띠란안 교수가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베트남의 입장’에 대해 발표했다.
김종욱 청운대 교수의 ‘디엔비엔푸 전투 승리와 보응우옌잡 장군의 인민전쟁 전술’, 박용현 조선대 교수의 ‘남중국해 분쟁의 평화적 해결 방안 모색’에 대한 주제발표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