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양국 정상이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지난주 중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적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주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미국이 화웨이를 공격하고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무역전쟁에 다시 불 붙을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불확실성이 커진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이 이번주 중국 증시가 조정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크며 대내외적 변수도 여전히 상당해 당분간 자금 흐름과 시장 분위기 변화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중국중앙(CC)TV재경이 7일 보도했다.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에 주 초반 증시가 급등한 영향으로 지난주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주 대비 0.68%, 선전성분지수도 0.68% 상승했다. 미국은 물론 일본, 유럽 주요 증시와 한국 증시 등이 급락한 것과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이번주에도 상승 흐름을 지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멍 CFO가 미국으로 인도될 경우 금융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이는 미국이 화웨이를 제재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으로 간신히 화해 기류를 만든 미·중 관계가 다시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에 제재를 가할 경우 충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앞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ZTE(中興)는 미국의 제재로 생존까지 위협받았고 중국 증시도 출렁댔다. 이에 미국과 중국이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것인가에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월 중국 수출입 증가율이 모두 주춤했지만 대미 무역 흑자액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부정적이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에서 '무기'로 삼을 수 있는 소식이기 때문이다.
11월 소비자 물가는 전월비 2.2%, 생산자 물가는 2.7% 증가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둔화 흐름을 이어갔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폭의 경우 2년래 가장 낮은 수치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여전함을 반영했다.
환율 시장은 악재와 호재가 공존하고 있다. 화웨이 사태로 인한 무역전쟁 심화는 악재다. 이는 중국 경기 전반에 대한 불안감을 다시 키워 외화유출을 부추기고 위안화 절하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긴축 기조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은 호재다. 미국채 장단기 금리 역전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기울었다는 판단에 힘이 실리면서 12월로 예고됐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달러 강세에 힘이 빠질 것이라는 의미다.
11월 중국 외환보유액도 증가했다. 이는 3개월간 이어졌던 감소세에 일단 제동이 걸린 것으로 중국 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회복됐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됐다.
이번주 공개되는 중국 주요 거시경제 지표와 통화지표도 증시 흐름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인민은행이 11월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공업생산 증가율과 광의통화(M2), 신규위안화 대출, 사회융자총액 등을 발표한다.
특히 통화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확산 방지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수 차례 지준율을 인하했던 인민은행은 "유동성이 충분하다"면서 최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발행 등 공개시장 조작에 나서지 않았다. 시장은 12월 추가 지준율 인하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분위기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여전히 조정 국면을 지속 중으로 향후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무역전쟁 완화 기대감으로 증시가 급등하면서 A주가 제대로 '반등' 단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기도 했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게 지배적인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