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주목한 미·중 정상의 ‘아르헨티나 무역담판’이 90일 휴전으로 결론지어진 가운데 지나친 낙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후 양측의 합의 도달이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놨다.
위즈(餘智) 상하이재경대 경제학 교수는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망 기고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아르헨티나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뒀지만 이를 과도하게 낙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위 교수는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보도 원고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은 두 가지 사항에서만 합의를 이뤘기 때문에 진정한 휴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두 가지 사항이란 미국이 내년부터 2000억 달러 중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는 계획을 잠정 보류하고 10%수준으로 유지한다는 것과 그 대신 중국은 농산물, 에너지 등 미국의 상품을 대규모로 구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비교적 큰 성과라 할 수는 있지만 90일 안에 강제 기술이전과 지식재산권 보호 문제,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과 절도 등에 대해 양측이 합의하지 못한다면 미국의 압박은 확대될 것이라고 위 교수는 강조했다.
문제는 현재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재권 보호, 중국 진출 미국기업에 기술이전 강요, 중국 정부의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싸고 양측의 입장이 상당히 강경하다는 것이다.
위 교수는 “지재권과 기술이전 강요는 차세대 신 산업 패권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에 중국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확률이 매우 적다”며 “미국의 강경파도 이 부분은 양보할 생각이 없어 보이기 때문에 양측이 공감대를 형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왕융(王勇)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도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기고를 통해 매파적인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을 남겨둔 중국은 여전히 최악을 준비해야 하는 처지라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중국이 시장 개방을 가속하고 지재권 보호에 박차를 가하는 등 산업 정책을 수정할 수 있지만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은 다음번 협상에서 기대치를 낮춰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FT 중문망은 이날 사설을 통해 “G2 갈등이 잠시 진정국면을 맞았지만 휴전이 종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 90일 안에 양국의 깊은 의견 차이가 해결되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