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지원 2년] 글로벌 선사들 돈 벌 때 현대상선은 '적자'

2018-11-20 0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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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하파크로이트, 전분기 대비 큰 폭 영업익

[그래픽=아주경제]


글로벌 해운선사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발표하고 있지만, 국내 대표 해운사인 현대상선은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1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는 올해 3분기 해상운송 사업부문에서 73억2100만 달러(약 8조2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이익(EBITDA)은 9억2500만 달러(약 1조400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2%, 16%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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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올해 1분기부터 해운·물류·항만 등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지만, 상각 전 이익이 늘어난 만큼 영업이익도 증가했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독일 하파크로이트도 마찬가지다. 하파크로이트는 지난 3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2억5200만 달러(약 2800억원), 1억3700만 달러(약 15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2억 달러, 5300만 달러보다 각각 26%, 159% 급증한 것이다. 

이는 직전 분기와 전혀 다른 양상이다. 머스크는 지난 2분기 2억6900만달러 손실을 냈다.

이로 인해 머스크 쇠렌 스코우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높은 벙커 C유 가격(선박용 연료)에 직면해 있고, 이는 운임을 통해 상쇄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전체 실적에 대한 기대치를 하향 조정한다"고 직접 나서 밝혔다. 

하파크로이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3500만 유로(약 45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8300만 유로(약 1070억원) 대비 반토막 났다. 

하지만 1개 분기 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은 미·중 관세전쟁에 대비한 추가 수요가 증가한 데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의 광군절 등 계절적 성수기가 맞물린 덕분이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수송량을 큰 폭으로 늘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 효율적인 선박 배치 및 운영이 가능해져 벙커 C유 상승에 따른 비용 증대분을 상쇄했다.

실제 머스크는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후 "독일 컨테이너선사인 함부르크수드를 인수하면서 매출 증대 효과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하파크로이트도 "중동선사인 UASC를 인수해 수송량이 늘어난 점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현대상선은 '각자도생'을 택했다. 업계 안팎에서 SM상선을 비롯한 국내 원양선사와 M&A, 협업 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으나, 이를 일축했다. 

반면 경쟁력을 키운 SM상선은 현대상선보다 실적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SM상선 관계자는 "주력 노선인 미주 서안의 운임이 2011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어 수익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3분기에는 아주노선을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소폭 비용이 발생해 영업손실을 냈지만, 4분기에는 흑자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운업계 관계자는 "고유가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진 것은 글로벌 해운사들 전체에 해당한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현대상선이 적자를 지속한 것은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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