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진전이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이 좀 더 과감하게 비핵화 조처를 취할 수 있도록 러시아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푸틴 대통령과 58분 동안 가진 회담에서 평양 남북정상회담 결과 등 최근 한반도 정세를 설명하고 그동안 푸틴 대통령이 남북관계 진전과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보내준 적극적인 지지와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러시아 국빈방문이 신북방정책의 핵심파트너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격상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면서 국무총리 동방경제포럼 참석과 러시아 상원의장 방한 등 최근 활발한 고위급 교류를 통해 양국관계가 더욱 발전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 대통령 취임 후 한-러 관계가 보다 긴밀해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양국이 미래지향적이고 호혜적인 협력을 계속 확대해 나가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양 정상은 지난주 한-러 지방협력포럼이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을 환영하고, 이를 통해 양국관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했으며, 수교 30주년인 2020년까지 ‘교역액 300억불, 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러시아 극동지역 개발협력을 위한 9개다리(9-Bridge) 분야와 미래 성장동력 확충을 위한 과학기술‧혁신 및 보건의료 협력 등 6월 정상회담 시 합의한 △극동개발 △미래성장동력 확충 △복지분야 등 협력 강화 등의 이행현황을 점검하고, 구체적인 협력성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가기로 했다.
9개다리 분야는 지난 해 9월 제3차 동방경제포럼 계기에 문 대통령이 제안한 한-러 중점 협력 분야로 △농업 △수산업 △가스△철도△전력△항만△조선△북극항로△산업단지 등이다.
한편, 김 대변인은 '대북 제재완화에 대한 언급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내용을 다 공개하기 어렵다"고 전제하면서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해 두 분이 갖고 계신 생각과 평가를 교환하는 솔직한 자리였다. 두 분 다 포괄적으로 제재완화에 관해 말씀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하기 위해 제재완화 필요성에 한러 정상이 공감했느냐는 지적에는 “그 조건의 상황과 분위기에 대해 두 분께서 포괄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라면서 “지금 현재로서는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이 이정도 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계획과 관련해선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방러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현재 협의 중이다"라고 했다고 김 대변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