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만 안보당국이 “중국 매체가 가짜뉴스를 생산해 대만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하자 중국 관영언론이 거세게 반박했다.
5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환구시보의 대만 선거 개입을 주장한 어이없는 대만 당국’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하고 대만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평은 “대만이 환구시보가 보도한 한 기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이 아닌, 본지 이름을 직접 거론해 명예를 실추시킨 것은 언론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가 대만과 관련한 논평을 많이 내놓는 매체이기는 하나, 대부분 취재원을 통한 취재와 전문가 인터뷰 등 사실에 근거한 내용을 담았다고도 주장했다.
사평은 “우리는 대만 당국이 주장하는 ‘가짜 뉴스’라는 부분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만약 어떤 부분이 잘못된 사실인지 정확히 설명하고, 합당한 근거를 제시한다면 그에 따른 조치를 취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사과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반중·독립 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정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사평은 잊지 않았다.
사평은 “민진당은 매 선거 때 마다 ‘양안 카드’를 들고 이용한다”며 “이것이야 말로 중국을 대만 선거에 개입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어 사평은 “대만 당국은 권력을 이용해 대만 대중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중국과 대립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며 “이런 분위기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대만 당국은 심각한 정치적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사평은 “만약 우리의 논평이 정말로 대만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면 대만 체제가 매우 부실하다는 의미”라며 “차라리 그게 맞으면 좋겠다”고 비꼬았다.
앞서 지난 2일 자유시보는 “환구시보 등 3개 중국 매체가 웨이보, 페이스북, 유튜브 채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대만 지방선거와 관련한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악의적 댓글부대인 ‘트롤 팜(troll farm)’을 만들었다”며 “중국이 이 같은 방식으로 2020년 대만 대선에도 개입해 친중 정권을 설립하려고 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