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가운데 올해도 KB금융지주가 '리딩뱅크'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힘을 받을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이 2조868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그룹의 누적 순이익은 2조6434억원으로 리디뱅크 탈환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KB에는 밀렸지만 신한금융도 역대 최대 실적으로 역전 기반을 탄탄히 다졌다. 3분기 순익(8478억원)만 봤을 때 분기로 최대다.
우리은행도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1조9034억원으로 전년 연간 순익(1조5121억원)을 훨씬 웃돌았다. 향후 지주사로 전환되면 비은행 부문으로의 사업 다각화로 그룹의 수익기반이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역시 누적 순익이 1조8921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2.8%(3511억원)가 증가한 수치며, 지난 상반기에 이어 분기 누적기준으로 2005년 12월 지주사 설립 이래 사상 최대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KB금융이 리딩뱅크 지위를 고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에 이어 아시아신탁까지 인수하기로 결정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 강화를 위해 적극적인 인수·합병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은행권의 4분기 성장세는 꺾일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면서 은행의 주요 성장동력인 이자 수익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여서다. 여기에 최근 증시가 안 좋아지면서 주식, 펀드, 신탁 수수료 등이 급감해 비이자이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지난해부터 역대급 실적 행진을 이어왔지만, 이 같은 현상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앞으로 가계부문에서 예년 수준의 수익을 내기 힘들어진 만큼 유망 중기대출 확대, 해외시장 선점 등 새 수익원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