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두번째 실수' 미니소, 텐센트와의 협력 독 되나

2018-10-24 08:37
  • 글자크기 설정

텐센트와 손잡은 미니소, 새로운 신유통 패러다임 가져올지 귀추 주목

오프라인에 특화된 미니소, 우려 목소리 불거져

[사진=바이두]


중국 최대 IT그룹 텐센트(騰訊·텅쉰)의 거액 투자로 빠르게 발전한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SPA 브랜드 미니소(MINISO)의 성장이 ‘반짝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중국 현지 언론 넷이즈(網易)는 다수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텐센트와의 협력이 오히려 미니소의 성장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텐센트의 유통 전략이 미니소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텐센트, 미니소에 거액 투자
지난 9월 미니소가 텐센트와 힐하우스캐피털로부터 10억 위안(약 1635억9000만원)의 투자 협의를 맺었다고 봉황망(鳳凰網), 펑파이신문(澎湃新聞) 등 중국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 5년간 미니소는 ‘좋은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내세운 생활용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경영 전략으로 공급망의 변혁을 통해 유통 분야에서 그간 볼 수 없었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했다. 그 결과 2015년 영업 수익이 50억 위안을 돌파, 2016년 영업 수익은 100억 위안으로 껑충 뛰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는 미니소가 텐센트와 힐하우스캐피털과의 협력으로 성장에 날개를 달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의 전략 투자 체결로 향후 빅데이터 분석, 신유통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강화되고 미니소의 해외시장 개척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니소의 앞날에 탄탄대로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일각에서 ‘독이 든 성배'와 같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제시했다.

◆유통 전략 다른 텐센트, 미니소에 도움 될까?

정작 미니소에 필요한 유통전략은 알리바바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운영으로 쌓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유통 생태계의 중심이 되는 중심화 전략을 취하는 반면, 텐센트는 유통 영역에서 노하우가 있는 업체들과 협력해 필요한 데이터와 기술 등을 제공하는 탈중심화 전략을 취하기 때문이다.

또 미니소가 온라인 플랫폼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넷이즈는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니소를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 모델로 운영 중인 오프라인 버전의 '왕이옌쉬안(網易嚴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왕이옌쉬안이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의 신흥 강자인 핀둬둬(拼多多)가 될 수 없듯이 미니소도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텐센트가 오프라인에 특화된 미니소에 아무리 방대한 빅데이터를 제공해도 사용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텐센트의 빅데이터가 ‘계륵(鷄肋·이익은 없으나 버리기 아까워 난처한 상황)’ 취급을 받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중국에서 미니소가 상품 품질 저하, 플라스틱 남용으로 인한 환경문제 등 여러 논란에 휩싸였다. 미니소에서 판매한 볼터치 제품에서 인체 유해 중금속 성분인 안티몬이 기준치의 10배가량 검출된 바 있다.

◆전문가들의 우려에도 미니소 CEO, 신유통에 자신감 보여
 

[사진=바이두]


미니소가 신유통 시대의 대표 주자로 거듭나며 괄목할 만한 빠른 성장을 이어가자 예궈푸(葉國富) 미니소 CEO는 한 공식 석상에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은 온·오프라인을 단순히 통합한 소매가 '신유통'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신유통은 물류 사업이기 때문에 물류에 주력해야 한다”며 "마 회장은 신유통을 모른다"고 비꼬았다. 그만큼 신유통 전략에 자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2016년 마 회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강점을 통합해 오프라인 매장의 디지털화를 확대하는 신유통 전략을 내세워 중국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 알리바바의 신유통 전략과 달리 미니소의 신유통 전략은 ‘제품의 품질’에 초점을 맞춘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 배를 탄 운명’이 된 미니소와 텐센트가 향후 상품 품질을 업그레이드하고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미니소가 새로운 신유통 패러다임 가져올지, 반짝 성장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