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9월 신규 위안화 대출 등 통화지표가 전반적으로 전망치를 상회했다.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등 인민은행이 돈을 풀어 실물경제 지원에 나선 것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통화 당국인 인민은행의 17일 발표에 따르면 9월 중국 신규 위안화 대출은 총 1조3800억 위안으로 지난달의 1조2800억 위안, 전망치인 1조2700억 위안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광의통화(M2)는 180조170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8.3% 늘어나 전망치와 지난달의 8.2%를 0.1%p 소폭 상회했다.
사회융자총량도 2조2100억 위안 늘었다. 이는 전달 대비 2768억 위안 이상 증가한 수치다. 사회융자총액은 위안화 대출과 외화대출, 신탁대출, 회사채 등 실물 경제에 공급된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9월부터 지방채도 통계 대상에 포함됐다.
1~3분기 사회융자총량 누적 증가분은 15조3700억 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조3200억 위안 줄었다. 하지만 이 중 실물경제에 주입된 신규 위안화 대출이 12조8000억 위안으로 1조3400억 위안 늘었다. 회사채 발행은 1조5900만 위안, 지방채는 1조7000억 위안, 국내 비금융권은 3099억 위안으로 집계됐다.
9월 말 기준 실물경제에 공급된 위안화 대출 의 사회융자총량에서의 비중은 66.8%로 전년 동기대비 1.4%p 늘었다. 회사채는 9.9%, 지방채는 3.6%를 차지했다.
시장전문가는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통화지표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인민은행이 수 차례 지준율을 인하한 효과가 가시화되고 공급된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가기 시작했다"면서 "앞으로 통화정책 효과가 커지면서 '자금난'을 격고 있는 실물경제의 고충이 서서히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주입'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장쥔(章俊) 모건스탠리-화신(華鑫)증권 수석 경제학자는 "내수 진작을 위해 인민은행이 추가로 지준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아직 존재한다"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조달비용이 커지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로 앞으로도 인민은행이 단기적으로 기업 자금 숨통을 틔우는 데 집중할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기준금리 인상+지준율 인하' 카드를 내밀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최근 중국은 무역전쟁 등 타격으로 경기 하방압력은 물론 레버리지 축소 정책에 따라 높아진 자금조달 문턱 등에 부채 리스크도ㄷ 커지고 있다. 올 들어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소식이 잇따른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와 동시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의 통화 긴축 기조, 증시 부진 등에 외화가 빠져나가고 환율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여 통화정책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을 많이 풀 수도 돈줄을 죌 수도 없는 상황. 이에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조작 등으로 필요한 유동성을 주입해왔고 올해 들어서는 4차례의 지준율 인하로 내부적 리스크를 줄이고 경기 안정을 유지하는 데 힘을 쏟는 모양새다.